펀드서 빠진 그 많은 돈 어디로 갔나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9.08.09 15:47

주식 직접투자, 부동산으로 초고속 이동

시중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주식형펀드에선 1조6000억원이 이탈했고 단기성 자금의 안식처였던 머니마켓펀드(MMF)에선 2조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증시와 부동산 등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위기 해소 국면에서 풀린 유동성이 경기 회복 기대감 속에 고위험·고수익 투자처로 집중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펀드·단기상품서 직접 투자로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선 7월 이후 지난 6일까지 모두 1조3600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증시 급락에 따른 손실 확대로 본의 아니게 장기 투자에 묶였던 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으로 원금이 회복되자 재빨리 이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이달 들어선 하루 평균 1000억원 넘는 자금이 펀드를 이탈하고 있다.

올들어 상대적으로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졌던 해외주식형펀드에서도 같은기간 2500억원이 빠져 주식형펀드 전반적으로 자금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인 MMF도 같은 기간 2조8500억원이 줄었다. MMF는 그동안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대안 투자처로 인기를 끌면서 3월 126조원까지 불어났었다. 6일 현재 설정액은 102조원으로 4개월동안 무려 24조원이 빠졌다. 이 가운데는 법인 자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개인 자금도 40조원에서 7월 말 현재 4조1500억원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로운 입출금 덕에 단기 자금이 유입되는 은행의 요구불예금도 7월 한 달간 6조6000억원이 줄었다. 지난 6월에 6조1000억원이 증가하는 등 요구불예금은 매월 5조~8조원대씩 급증했었다.

반면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고객 예탁금은 6월말 12조7726억원에서 6일 현재 14조8351억원으로 2조1100억원 늘었다. 증시 주변 자금이 불어나면서 거래대금도 지난 달 초 5조8000억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주식형펀드에서 빠진 자금 대부분은 증시 상승세 속에 점점 직접 투자로 돌아서는 경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최근 증권업계의 '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출시로 CMA 잔액도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6일 현재 40조1290억원으로 뉴 CMA 마케팅에 힘입어 7월이후 1조8520억원 증가했다. CMA는 지급결제서비스 시행과 증권사의 고금리 이벤트에 힘입어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시 상승에 힘입어 파생상품 거래도 늘고 있다. 주식워런트증권(ELW) 일평균 거래액은 2분기 75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늘었고, 주가연계증권(ELS)도 지난 달 1조2000억원이 발행되는 등 2개월째 1조원 수준을 웃돌았다. 특히 원금비보장 상품의 비중이 80%대를 넘어서 고수익 추구 성향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으로 자금 솔솔

증시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도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를 타고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건수는 지난 6월 4만7638건으로 1월 1만8074건에서 2.6배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수도권 거래건수는 2만1568건으로 지난 해 11월 3357건에 비해 6.4배 급증했다. 경기 회복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점차 자금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7월 주택담보대출도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3조원을 넘었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역삼동PB센터장은 "과거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이미 지하철 9호선 부근이나 강남 재건축단지에 투자를 한 이들도 적지 않다"며 "기존에 투자했던 금융상품을 정리해 더 늦기 전에 부동산 투자에 나서겠다는 고객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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