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미국이주' 유나리, 한국어 때문에...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09.08.07 12:22
↑ 왼쪽은 미국 LA의 커런트 TV 기자 로라 링(위·32)과 프로듀서 겸 편집자 유나 리(36)가 LA 인근 버뱅크 공향에 도착, 전세기에서 내려오는 장면. 오른쪽은 유나 리가 남편 마이클 샐디트와 딸 하나(4)를 부둥껴안은 모습.

'유나 리의 한국 이름은 이승은.'

지난 6일 평양을 떠난 전세기가 미국 LA 인근의 버뱅크 공항에 도착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나 리(36) 기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북한에 억류된 지 142일 만에 풀려난 미국 커런트TV 프로듀서 겸 편집자(editor)다.

그는 전세기 트랩을 내려오다 사람들이 보이자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한국 시청자에게는 익숙한 인사법이다. 뒤이어 모습을 드러낸 로라 링(32)이 주먹을 불끈 쥔 두 손으로 만세를 부르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유나 리는 미국 시민권자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도 모두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유나 리는 약 다섯 달만에 미국땅을 밟으면서도 네살배기 딸과 남편을 얼싸안고 한국어로 먼저 입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90년대 중반 미국으로 유학하며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카데미 오브 아트 대학(Academy of Art University)에 진학해 영화와 방송(Film and Broadcasting) 전공으로 2001년 학사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웹 마스터로 일하거나 프로그램 편집 등 제작을 담당하는 인턴으로 일했다. 2004년에는 프리랜서로 '워싱턴 병원(Washington Hospital)' 등 작품 편집을 담당하기도 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커런트 TV에는 2005년 입사했다.


편집을 담당하는 유나 리는 사실 이번 취재에 동행할 이유가 없었다. 그가 한국 사정을 잘 알고 한국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합류했기에 그가 억류된 사실을 더욱 안타까움을 남겼다. 직장 동료는 "유나는 꼼꼼하고 팀 동료를 적극적으로 돕는 친구"라고 증언했다.

유나 리 일행은 중국 접경지역에서 '음란 화상채팅을 강요당하는 북한 여성'을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나 리 일행은 지난 3월 11일 서울에 도착해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 등과 만남을 가진 후 13일 중국에 도착했다. 당시 한국 취재진과 만남에서 유나 리는 "한국 방송계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했다. 두만강 가까이 접근해 취재를 시도하다 북한에 억류된 것은 17일이다.

한국에 있는 친정부모는 6일 공항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다. 유나 리의 언니와 여동생은 모두 미국에 거주 중이며 여동생 지나 리씨도 부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 유나 리의 남편 마이클 샐디트씨는 미국 뉴스채널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나의 부모님은 미국에 머물 수 없기 때문에 당혹스러워했다"며 "가족과 떨어져 있다는 게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한국에 있는 가족의 안타까움을 대신 전했다.

유나 리는 희극배우인 샐디트씨와 할리우드에 있는 리얼리티LA 교회에서 만나 결혼했다. 현재 LA 한인타운 인근 저택에 살고 있다. 석방 후 외부 접촉을 삼가한채 가족들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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