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채권금리, 분할매수 나서야"

김형기 산은자산 채권운용본부장 | 2009.08.07 08:42

[마켓 인사이트] "하반기 0.3% 성장률 감안시 금리유지 힘들 듯"

7월말에 발표된 6월 광공업생산 데이터는 예측 컨센서스였던 전월비 -3.5% 정도를 훨씬 뛰어넘는 -1.2%를 나타냈다. 이후 관망세를 보이며 횡보하던 채권금리는 지표발표 이후 10bp이상 급등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호전된 경제지표 발표, 주식시장의 견조한 상승으로 3년 국고채 금리는 8월 들어서도 상승을 거듭하며 그간 탄탄하게 여겨졌던 4.3%대를 깨고 4.4%를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금리는 정책변수, 경제지표, 수급 등 주요 요인 중 당분간은 경제지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의 향방에 의해 좀 더 상승을 할지, 아니면 최근의 급등세를 마무리하고 반락할지 금리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표는 2분기 GDP부터 서프라이즈였다. 전년 대비 1분기 -4.3% 역성장에서 -2.5%로, 전기비 대비 1분기 0.1%에서 2.3%로 뚜렷한 개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회복세로 인해 이제는 완화된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며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2분기 GDP나 6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지표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분기 대비 2.3%의 증가는 예상보다 경기회복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상반기 중에 전체 재정집행 계획의 60%가 넘는 조기집행의 효과, 신차 구입시 특소세 인하 등의 정책적 지원요인으로 인한 기여도가 1.5% 정도 달했다. 이를 고려하면 오히려 하반기는 상반기의 V자 회복에서 옆으로 횡보하는 정도의 완만한 증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당국 역시 통화 및 재정정책의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었던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의 회복 동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를 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의 회복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난 7월 나온 한국은행의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예상한 0.3% 정도의 완만한 회복이 전망된다고 볼 때 채권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요인이 될지 의문이다.

경기회복세가 뚜렷이 나타나다 보니 정책 당국의 거듭된 ‘아직은 출구전략을 거론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란 언급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금처럼 투자심리가 약화된 국면에서는 자칫 출구전략과 논의조차 시중 금리의 급등으로 연결되는 방아쇠(trigger)가 될 여지가 있다. 금리인하를 포함한 다양한 유동성 공급정책이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확산을 막는데 효과를 본 것은 분명하다. 암울하던 경제상황을 벗어나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의 경기회복세는 약간 나쁘던 상황에서 호전되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던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가파르게 회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실상 정상적인 수준까지는 어떤 지표를 기준해 보더라도 아직은 충분한 회복을 보이고 있거나 혹은 근접하고 있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다.

낮은 금리와 많이 풀려 있는 유동성으로 인해 자산가격 버블이 커지고 물가 급등이 우려되는 정도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을 두고 지표 개선의 추이와 강도를 보며 지켜볼 단계라 생각한다. 당분간은 회복되는 경제흐름을 다시 악화시키지 않게 점진적으로 시행 여부를 계획해야 할 것이라 판단된다.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나은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하반기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보다 약화될 확률이 더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금리상승은 경제지표의 호조,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공세, 주식시장 강세, 다음 주 금통위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과매도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는 않는지 고민해 볼 수준인 것 같다.

이번 상승국면에선 아직 저가매수가 본격 유입되지 않고 있어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간의 가파른 급등 이후가 대체로 좋은 투자 기회일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분할 매수로 대응할 때가 다시 도래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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