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 "적정체중 운동 펴겠다"

알타미라(멕시코)=이상배 기자 | 2009.08.07 09:00
- "일부 자동차강판 기술, 신일철보다 앞선다"
- "3분기는 확실한 회복, 4분기는 모르겠다"
- "문·이과 통섭인재 키우겠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6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동부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시에서
자동차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준공식에 앞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6일(현지시간) "최근 미국을 다녀왔는데, 미국은 들은 대로 비만 인구가 많더라"며 "금연 운동 다음에는 적정체중 유지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멕시코 북동부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시에서 자동차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준공식에 앞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토요타로부터 자동차 강판을 추가로 납품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며 "2010∼2011년에는 연간 800만톤의 자동차 강판을 공급함으로써 명실공히 기술로 리드하는 글로벌 철강사로 발돋움하는 것이 우리 비전"이라고 말했다.

또 정 회장은 대우건설과 관련, "매물로 나온 만큼 쳐다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 자동차 강판 시장 전략은?
▶ 2000년초부터 자동차 강판 소재 기술 개발을 위해 집중적 노력을 했고, 광양 제철소를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최신 설비투자, 연구인력의 집중, 조업 인원들의 훈련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650만톤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했고, 2010∼2011년 800만톤 자동차 강판을 개발 공급함으로써 명실공히 기술로 리드하는 글로벌 철강사로 발돋움하는 것이 우리 비전이다.

메이저 자동차사를 대상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 인도까지 공급했지만 자동차 산업하면 미국 시장을 포함한 북미, 중미, 브라질 등 남미까지다. 중남미 시장이 굉장히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우리 예측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사들이 미주 지역에 생산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서만 생산해서 미주 지역의 자동차사들에게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려면 요구사항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 자동차 산업은 적기생산시스템인데, 물량부터 적절하게 공급할 수 없다. 가까운 곳에 자동차 강판 공장을 짓고, 자동차 제조 공장 옆에 서비스 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수요자의 요구조건에 가장 즉각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기술진을 상주시킴으로써 기술 서비스를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하고, 자동차사와 철강사의 조기공동개발(EVI)라고 하는 새로운 강판 개발에 대한 협력 체제를 갖추려고 한다.

- 일본 신일본제철(신일철) 등에 비해 자동차 강판 기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 그동안 신일철이나 티센크루프에 뒤져온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은 자동차 강판 기술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0년간 광양 제철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설비투자 등에 있어 다른 철강사가 30년간 해온 것을 우리는 10년에 해왔다. 그 결과는 약간 모자란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포스코의 기술이 신일철이나 티센보다 앞선 기술을 갖고 있다.

토요타를 방문해 앞으로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협의했다. 토요타는 공급자 자격을 줄 때 굉장히 엄격한 절차와 여러 단계를 거친다. 토요타에 진출하려고 노력한 것은 2002년부터였다. 처음에는 일본 본토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태국 공장 같은 곳에서 인증을 받아야 했다. 지난해말에야 일본 본토에 있는 토요타 주력 공장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하게 됐다. 지금은 토요타로부터 추가로 납품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자동차 강판의 기술의 발전 측면에서는 강도와 연신율(가공성)은 상반되는 것이다. 우리가 도전하고 있는 것은 강도와 연신율을 동시에 강화하는 쪽, 물리학의 기본원리와 상반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또 자동차 강판은 표면이 미려해야 한다. 그 정도를 전세계에서 최고 미려도보다 높은 최고의 미려함을 가진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가 개발 중인 부문에서는 여러가지 고유 제품을 갖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이 인정받아 10월에 토요타 본사에서 포스코 전시회를 열게 돼 있다.

오창관 포스코 마케팅총괄 부사장= 전세계 15개 자동차 메이저 업체에 모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곳은 포스코 밖에 없다. 이제는 명실공히 전세계 어느 철강사와도 겨뤄볼만하다. 신일철이나 다른 철강사들이 갖지 못한 제품을 토요타에 공급하고 있다.혼다나 닛산 등 다른 일본 유력 자동차에는 이미 공급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 회사에 공급을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토요타와 더욱 긴밀한 관계가 되고,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에는 좀 더 품질에서 인정을 받고 더 많은 양을 납품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년 이후에는 장기 공급계약 체제로 갈 계획이다.

- 유럽 진출 계획은

▶ 유럽은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지만, 물류 측면에서 너무 멀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근할 것인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인도에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하나 짓는 것이 우선 이사회에서 승인이 났다. 인도가 유럽으로의 중간 거점이 될 것이다.

- 향후 철강경기 전망은?
▶ 중국이나 일본에 있는 철강사들과 정보 교환을 통해 얻고, 해외 사무소를 통해 판단하는 것은 지금 회복세에 있는 틀림없다.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다. 3분기까지는 확실한 회복세다. 4분기는 명확히는 모르겠다. 지금 미국의 증시가 좋아졌다가도 어느날 실업률이 높아졌다고 하면 떨어져버리고, 미국의 금융위기가 끝났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30% 정도는 회복 단계로 간다고 이야기하지만, 70% 정도는 또 한번 위기가 오지 않겠느냐고 한다. 두번째 회복은 2011년 하반기에나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선 희망적인 것은 지금의 회복세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하고 있으면서 경영자로서는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짜고, 원가절감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경영을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반기에는 2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수정 계획을 짜서 운영하고 있지만, 환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환율이 떨어지면 계획을 수정할 생각을 하고 있다.

오 부사장= 3분기는 회복세로 접어는다. 불경기에는 고객사들이 재고를 적게 갖고 있다. 회복기에는 재고 보충을 위한 수요도 있다. 그래서 3분기에는 나아보이는 착시현상이 있다. 실물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4분기도 지속될 것인가는 확신할 수 없다. 내년 1분기는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 실질적인 회복은 2010년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 향후 인수·합병(M&A) 전략은?
▶ 그동안 그린필드(신규부지)에 새로운 제철소를 짓는 것이 포스코의 기본 철학이었다. 그러나 여건이 많이 변화해서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 철강사들이나 다른 설비들이 경영이 어려워 매물이 나왔을 때에는 그린필드와 더불어 브라운필드(기존 설비) 투자나 M&A를 하는 것이 또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모든 것을 검토 대상에 넣고 있다. 인도, 베트남 프로젝트는 그린필드 투자이고, 브라운필드는 현재 제철소가 운영되고 있는 곳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서 하는 것이다. 이것 저것 있다. M&A는 대한ST, 베트남 스테인리스 냉연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가지가 검토되고 있다.

- 하반기 내수가격 인상 계획은?
▶ 오 부사장= 4분기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떨어지는 시기다. 겨울이 되면 건설공사가 줄어든다. 가격은 미리 정하는 것이 아니다. 항상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결정할 때에는 신중하게 한다. 우리는 작은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시장을 보고 있다.

- 아르셀로 미탈과의 스테인리스 부문 협력설이 있는데
▶ 아르셀로 미탈 뿐 아니라 유럽 4개 스테인리스 메이저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일반론적으로는 철강 쪽에서 탄소강이 있고, 스테인리스강이 있는데, 경영 차원에서 분석을 해보면 탄소강 사업 부문의 편차가 적다. 스테인리스는 변동성이 큰 사업이다. 수십년간 같이 운영해 보기까 스테인리스가 수익성이 떨어진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 중국의 스테인리스가 과잉설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스테인리스 진출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 대우건설 인수 의향은?
▶ 대우조선해양은 매각이 무산된 뒤 매각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대우건설은 포스코건설을 갖고 있다. 현재로서는 매물이 나왔으니까 쳐다는 보고 있다.

- 사내 금연운동은 계속할 생각인가?
▶ 금연운동은 광양제철소 부장 때부터 했다. 강력하게 한 것은 1996년부터였다. 13년 정도 됐다. 적극적으로 한 것은 회장이 되면서부터다. 철강업체는 전통적으로 이산화탄소(CO2)를 많이 내뿜는 산업이기 때문에 저탄소 녹색성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운명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국가나 기업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전국민이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면 CO2를 내뿜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도 그래서 권장하고 있다. 담배가 폐암에 치명적이냐는 아직 논란이 되고 있지만, 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금연 운동이 사랑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상사의 부하 사랑이고, 동료 사장이고, 남편 사랑, 자녀의 아빠 사랑 운동이다.

미국을 다녀왔는데, 미국은 역시 비만 인구가 많더라. 금연 운동 다음에는 적정체중 유지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자전거 타기 운동도 하고 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개인 로커와 샤워 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 향후 투자 계획은?
▶ 나의 경영철학이 이런 불경기일 때 투자를 지속하고, 인재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올해 중점적으로 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투자 예산 7조3000억원을 차질없이 집행하는 것이다. 국내에는 4조여원을 투자한다.

- 임기 중에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철강산업의 토요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임기 중에 그런 방향으로 포스코를 이끌어갈 계획을 갖고 있다. 그것을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가진 인재를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직원들에게 3가지 중 한가지 인재가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첫째는 프로페셔널리스트, 둘째 전문가(specialist), 셋째 다재다능한(versatile) 인재다.

문과와 이과를 통섭하는 통섭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대학 졸업 전에 이과 전공인 사람은 문과를, 문과 전공은 이과를 함께 공부하게 해서 문리 통섭형 인재로 키우려고 한다. 대학 교육이 기업에 필요한 교육을 못 시키기 때문에 기업에 들어와 재교육시키는데 시간이 만이 걸린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로 키워야 한다. 또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학을 확실히 해야 한다.

중국와 일본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연구투자에 좀 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지금 연구개발(R&D)은 서류 업무와 특허로 끝난다. 우리는 상업화까지 하려고 한다. 엔지니어링까지 우리 기술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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