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PA] 철강 "^!^" … 전자 차 섬유 "-.-"

산업부  | 2009.08.06 17:02

철강-홈쇼핑 수혜 기대..섬유 석유화학 우려..전자 자동차는 제한적

오는 7일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세파) 체결을 앞두고, 협상결과에 대한 국내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냉연 및 열연 강판 등을 수출하는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CEPA 타결을 반기는 반면, 섬유수입 증가가 예상되는 섬유업계나 관세철폐가 아닌 관세율 인하에 그친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완성차는 양허품목에서 제외돼 관세 100% 대상으로 남았다. 석유화학 업종도 CEPA 타결로 인한 큰 수혜를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자업종은 이미 상당수의 기업이 인도에 진출해 있어 관세 철폐의 영향이 적어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등 철강과 기계류 관련 업계는 이번 CEPA 타결로 8년 내에 냉연 및 열연강판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됨에 따라 인도 수출길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인도의 연간 철강재 수입량(400만톤) 17.5%인 70만톤 정도를 담당하는 국내 업체들은 현재 5% 또는 7.5%의 관세가 철폐되면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내 철강 시장으로의 수출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을 기대하면서 이번 CEPA 타결을 반기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석은 인도로부터 수입해 이를 제련해 철강을 인도로 수출하는 상황에서 관세가 철폐되면 철강산업 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자업계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성장성에 무게를 CEPA 타결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 대표 기업들은 대부분 인도 현지 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TV 등 완제품 수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또 WTO의 정보기술협약(ITA)에 따라 무관세품목에 포함돼 있는 반도체나 휴대폰 등은 이번 협정과는 무관하게 이미 관세를 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휴대폰, TV, 생활가전)와 첸나이(TV)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고, LG전자 인도법인도 뉴델리와 푸네에 각각 생산공장을 두고 휴대폰,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등 전 품목이 생산하고 있어 이미 관세의 영향권 밖에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기적 영향보다 협정 체결이 전반적인 양국간 비지니스 활성화로 이어지면 간접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자부품의 경우 수출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한국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있어 수혜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부품에 대한 관세인하가 진행될 경우 현지에서 생산되는 완제품의 경쟁력이 보다 강화돼 인도 가전 1위의 입지를 더욱 굳히는 데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인도 첸나이시에 1공장과 2공장을 둔 현대자동차는 부품의 90%를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번 CEPA 타결에서 '8년 내에 1~5%로 인하'하는 품목에 디젤엔진, 기타 자동차용 부품 등이 포함돼 당초 즉시 철폐를 기대했던 국내 자동차 업계에 다소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평가다.

승용차의 경우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 양허품목에서 제외돼 인도로의 직수출을 고려한 모델의 시장 진출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평균 12.5%인 부품관세가 즉시 사라지기를 기대했던 현대차는 부품 관세 철폐시기가 미뤄지는데다 인도차의 국내 진출 가능성으로 인해 당장 크게 기대할 것은 없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태국과 FTA를 체결한 일본 자동차 업계가 인도-태국간 FTA의 연결고리를 활용해 인도에 무관세로 부품을 들여오는 상황이어서 한국 자동차 업계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석유화학 업계도 불리한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화학제품의 경우 인도시장 자체가 한국보다 중동에 가까운데다 인도에 수출하는 규모가 전체 화학제품 수출의 2.4%(2008년 기준)밖에 되지 않아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CEPA 타결로 수출길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인도의 경우 주요 화학제품 수출품목 중 12건에 대해 반덤핑을 걸어두고 있어 수출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에 한국의 인도 주요 수출품목인 폴리에틸렌과 PVC(폴리염화비닐) 등이 양허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한국이 인도산 주요 제품을 관세 즉시철폐 대상으로 지정해 우려를 낳고 있다.

섬유업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한·인도 CEPA 체결로 섬유의 수입이 더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노동 집약적인 섬유산업의 특징 때문에 한국이 후진국과 협정을 맺으면 불리한 측면이 더 많다”며 “인도에서 수입하는 섬유 물량이 수출하는 물량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어서 이번 CEPA 체결로 그런 추세가 더 강화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8년내 관세철폐 품목에 든 건설중장비의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인도에 굴삭기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현재로서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식품업계에선 롯데인디아가 인도에서 연 매출 200억원을 할 정도로 규모가 작고 수출규모도 많지 않아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인도 홈쇼핑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는 CJ오쇼핑은 단기 영향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호재라는 입장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인도 홈쇼핑 초기에는 인도 제품을 조달해 판매하기 때문에 영향이 적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제품을 소싱해 인도에 판매하게 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업체별로 입장차가 있는 모습이다. 주요 수출품목인 경유의 경우 에쓰오일(S-OIL)이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초저유황경유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가 내려가면 수출 여건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로선 구체적인 관세 감축안이 확인되지 않아 얼마나 혜택을 볼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관세 철폐가 전면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다 올해 2분기부터 인도의 정유회사인 릴라이언스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인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시장의 수출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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