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한대가 헉! 2350만원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09.08.06 16:08
지난해 6월 서울 광화문 인근 직장에 입사한 강유미(가명,28) 씨는 매달 10만원씩 적금을 부었다. 서교동 집에서 회사까지 출퇴근할 차를 구입할 요량이었다. 드디어 1400만원 가까운 목돈을 손에 쥔 강 씨, 요즘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에서 경차를 고르다가 차보다 멋진 자전거에 반했기 때문이다.

↑ 폴 스미스가 디자인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출시한 '구찌(Gucci)' 자전거.

강 씨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강렬한 자줏빛의 ‘구찌(Gucci) 자전거’. 이를 디자인한 폴 스미스는 자전거 애호가이자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다. 그는 일본 도쿄를 방문해 “하이힐을 신고 선글라스를 낀 채 자전거를 타는 여성들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며 보그 온라인 사이트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자전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념으로 한정 수량만 출시됐다. 해외에서 4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일반 자전거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지만 600만~1000만원대에 달하는 경차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강 씨는 평소 운동할 시간도 부족한데다 출근길 교통체증도 피할 수 있겠다 싶어 자전거 구입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단번에 눈에 띄는 디자인도 강 씨의 마음을 끄는 데 한 몫 했다.

최근 자전거 붐이 불면서 강 씨처럼 고가의 명품 자전거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자전거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수 마니아만 즐기던 고급형 자전거를 찾는 이가 그만큼 늘어난 것. 삼천리 자전거의 특화 브랜드 ‘첼로(CELLO)’의 영업 관계자는 “자전거 시장이 매년 10~15% 정도 성장한다면 고급형 자전거 시장은 30~40% 성장세에 있다”고 전했다.

적게는 40만~5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대에 이르는 명품 자전거가 인기인 이유는 무엇일까. 비결은 전기 동력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감각적인 디자인, 탁월한 기능,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 페달 안 굴려도 가는 전동자전거, 179만원
↑ 일본 전동자전거 점유율 1위 브랜드 야마하 파스(YAMAHA PAS)의 '시티엑스(CITY-X)'.


일본 전동자전거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 야마하 파스(YAMAHA PAS)의 '시티엑스(CITY-X)'. 1회 충전으로 최대 13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기종이다. 1993년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된 탓에 이미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로 가는 이 자전거는 전원을 켜면 페달을 밟지 않고도 전진한다. 전원을 끄고 일반 자전거처럼 주행할 수도 있다. 출퇴근 거리가 먼 직장인의 경우, 적은 힘만 들이고도 장시간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언덕길을 오를 때 다른 자전거보다 훨씬 수월한 편. 바퀴 지름도 20인치(50.8cm)로 초소형 사이즈다.


◇ 최고 부품 써 950만원
↑ 삼천리 자전거가 올해 출시한 '첼로 카본 팀(CELLO CXC-TEAM)'.


삼천리 자전거가 최고가로 한정 출시한 ‘09 첼로 카본팀(CELLO CXC-TEAM)’. 브레이크, 변속기, 기아 등 대부분의 부품이 기준상 최상에 속하는 ‘XPR급'으로 구성돼 있다. 부품 하나 가격만도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무게는 10kg이 채 안돼 15kg 이상의 일반 자전거보다 가볍다. 페달을 굴릴 때 들이는 힘이 동력으로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힘도 덜 든다.

◇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2350만원
↑ 이탈리아 명품차 브랜드 '페라리(Ferrari)'에서 출시한 자전거.


전 세계에 100대, 한국엔 2대뿐인 페라리(Ferrari) 자전거. 승용차 1대 값과 맞먹는다. 페라리 마크가 찍힌 이 자전거는 마니아 사이에서 호기심의 대상이다. 이탈리아 최고의 명품 자전거 ‘콜나고(Colnago)’의 프레임을 사용했는데, 이 프레임 가격만도 800만원이 넘는다. 타고 다니기 보다는 수집용으로 적합한 자전거라는 게 마니아들의 평이다.

이밖에 BMW(150만~600만원대), 메르세데스 벤츠(200만~400만원대) 등 명차 브랜드와 샤넬(1400만원대), 구찌(400만원대), 에르메스(500만원대) 등 명품 브랜드가 내놓은 자전거도 눈길을 끈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