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CEPA]국내 SW 생태계 위협받나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9.08.06 14:04

對인도 SW 개발 아웃소싱 '봇물'...국내 SW 생태계엔 '악재'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7일 정식 서명되면서 국내 정보기술(IT)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정을 통해 컴퓨터 전문가, 엔지니어 등 양국 전문인력 이동이 상호 개방되면서 인도 IT인력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IT기업들의 인도 현지 투자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무엇보다 이번 인도와의 CEPA 체결이 국내 SW 개발 서비스 시장 개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내 SW 산업과 개발 생태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인도 SW 개발협력 '물꼬'

그동안 개발 인력난에 부대껴왔던 국내 SW 기업 현실과는 달리, 인도는 전세계 고급 SW 개발인력들의 보고(寶庫)로 자리잡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 등 유수 글로벌 SW기업들도 인도 현지 인력을 직접 채용하거나 현지 개발센터에 아웃소싱 비중을 늘려왔다.

현지의 막강한 인재풀을 갖추고 있는데다, 뛰어난 영어 구사력과 함께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 때문이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대형 IT서비스업체들도 앞다퉈 인도에 해외개발센터를 설립한 이유다.

이에 따라 CEPA가 발효되면, 국내 기업들이 인도 전문인력들을 이용한 SW 개발 아웃소싱이나 사업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컴퓨터 조현정 회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에 경험과 기술력까지 갖춘 현지 인력들을 활용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SW 개발 아웃소싱이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서비스 전문직들의 인력 이동에 대한 상호 개방이 이루어지면서 현지 SW개발인력들의 국내 유입도 늘어날 것으로도 관측된다.

LG CNS 윤영철 인도법인장은 "이번 양국간 협정에 따라 인도 인력의 국내 체류조건이 완화될 경우, 인도 고급 IT인력 이동이 현재보다 빈번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현재 인도에 진출한 한국 IT기업들도 현재 단순한 개발거점에서 벗어나 한 단계 높은 글로벌 시장 공략 거점으로 위상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령, 인도 현지 직원들이 한국내 본사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한국 본사에 대한 로열티가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또 유럽과 미주지역 공략에 한층 수월한 인도 영업력을 활용한다면 글로벌 시장 공략이 좀더 수월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국내 IT서비스나 SW기업들의 현지 투자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인도 IT인력의 한국으로의 대거 유입과 이로 인한 불법 체류 등 우려되는 부작용에 대해선 정부가 서비스 전문직 인력의 출입국 조치에 대한 포괄적 규제권을 확보해 안전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현지 고급인력들이 미국과 유럽 등지 진출을 선호하고 있는데다, 중국보다 높은 인건비, 해당 인력들의 체류비 부담 문제로 국내 기업들의 현지인 직접 채용 규모도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SW 개발 일자리·경쟁력 '악화'

그러나 이번 개방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SW 산업 경쟁력과 국내 SW 개발인력 수급구조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굳이 직접 채용 방식은 아니더라도 국내 SW기업들의 인도 현지 개발 아웃소싱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작 국내 SW개발분야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국내 SW 개발자들의 처우개선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우수 인재들의 SW 기술분야 기피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SW 산업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고용창출 효과가 급격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일각의 우려다.

카이스트 김진형 교수(전산과)는 "SW기업들의 인도 개발 인력 의존도가 높아지게 될 경우, 단기적으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우수인력 양성→기술 축적→산업경쟁력 강화로 연결되는 국내 SW 생태계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번 인도와의 협정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SW 산업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국내 SW 산업 메커니즘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지원정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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