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공식문자 됐다

머니투데이 남형석 기자 | 2009.08.06 10:43
한글 학계의 ‘한글 세계화 프로젝트’가 첫 결실을 맺었다. 인도네시아의 한 소수민족이 한글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식문자로 도입한 것이다.

6일 훈민정음학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州) 부톤섬 바우바우시(市)는 이 지역 토착어 ‘찌아찌아어(語)’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채택했다.

현재 바우바우시는 지난달 21일 찌아찌아족(族) 밀집지역인 소라올리오 지구 초등학생 50여명에게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를 배포한 상태다. 또 이 지역 제 6고등학교 학생 140여명을 대상으로도 주 8시간 한국어 수업을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배포한 교과서의 제목은 '바하사 찌아찌아1'. 모든 문자가 한글로 표기된 이 교과서 구성은 '부리'(쓰기)와 '뽀가우'(말하기), '바짜안'(읽기)의 세 부분으로 돼 있다. 교과서는 찌아찌아족의 언어와 문화, 지역 전통 설화 등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토끼전'이 수록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이호영 교수에 따르면 본 프로젝트는 2008년 5월 8일 시작됐다. 같은 해 7월 훈민정음학회와 바우바우시 사이에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한글 공식문자 채택이 급속도로 진전됐다.

학회는 1년 간 바우바우시 현지인 지역 영어교사 아비딘씨를 서울대로 초빙해 한국어를 가르치는 방식으로 현지 한국어 교사를 양성했다. 아비딘씨는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한글이 문자가 없는 민족들의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기쁘다"며 “당분간 바우바우시에 한글이 정착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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