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값' AIG의 부활? 연초대비 주가 3배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09.08.06 10:33

5일 하루만 62.7% 급등, 금융주 강세 주도… '쇼트스퀴즈' 때문 분석도

주가가 1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미국 최대 보험그룹 AIG가 회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며 5일 주가가 62.7% 급등, 이날 뉴욕 3대 지수의 일제 하락에도 불구하고 금융주 상승세를 주도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 정부로부터 182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며 국유화되던 올해 초와 비교해 보면 상황은 분명 크게 바뀌었다.
↑AIG 주가 추이

전문가들은 5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한 AIG가 2분기에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AIG는 2분기 주당 1.31달러의 영업 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AIG의 실적은 오는 7일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앞서 AIG가 단행한 대규모 상각의 효과가 나타나는 등 미 실현 투자 수익이 발생한데 따라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의 캐서린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가운데 AIG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됐다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라며 "5일 AIG 주가의 급등세도 실적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초 1달러 아래로까지 떨어졌던 AIG의 주가는 현재 22달러 수준까지 회복됐다. 주식병합 효과를 고려하면 약 7달러 수준에서 22달러까지 회복된 셈이다. 주가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진 AIG는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지난 6월 30일 기존 주식 20주를 1주로 교환하는 액면병합을 실시했다.

하지만 주가는 1년 전보다는 여전히 95% 가량 낮은 상태이며 3개월 전 주가의 4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향후 상승 여력도 충분한 상태다.


월가의 천덕꾸러기 AIG의 회복 신호는 지난해 금융위기의 심화로 AIG와 함께 주가가 1달러 밑으로 곤두박질 친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래디맥의 주가도 끌어올렸다. 5일 패니매와 프래디맥은 각각 30%, 31.15% 급등했다. 파산 지경에 몰렸던 중소기업 전문은행 CIT도 41% 폭등하는 등 AIG 효과로 이날 '부실 금융기관'의 주가는 일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실적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AIG의 추가 부실 우려가 여전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계열사간 과도한 대출과 상호 지분투자, 지급보증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실로 AIG가 연쇄도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에만 71개에 육박하는 AIG 보험계열사에 대한 감독권은 미 19개주에 분산돼 있는데 자본 건전성 조사가 동시에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설명이다.

5일 AIG 주가의 63% 급등 자체도 온전히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기보다 그동안의 공매도 과잉에 따른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카고 소재 온라인 증권사 옵션엑스프레스의 조셉 쿠식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공매도자들은 AIG의 도산 가능성에 무게를 둬 공매도 물량이 늘어왔다"라며 "하지만 최근 주가 오름세로 투자자들은 '쇼트스퀴즈(short squeeze)'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쇼트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현상으로 주가 상승세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이날 AIG 오름세도 쇼트 스퀴즈에 따라 더욱 가속화 됐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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