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 학습지 주세요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8.12 10:47

[머니위크]Company/ M&A로 사세 넓히는 한국야구르트

“야쿠르트 아줌마가 학습지를 전해준다구요?”

능률교육을 인수한 한국야쿠르트를 두고 재미있는 상상이 더해진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학습지 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업계는 지난 6월30일 지분 매수를 통해 한국야쿠르트가 능률교육을 인수하자 이 같은 가능성을 점쳤다.

만약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학습지시장은 어떻게 될까? 아마 학습지시장의 '빅4'인 대교의 눈높이, 교원의 구몬학습, 웅진의 씽크빅, 재능교육의 스스로학습시리즈 등 기존 학습지 업체들과의 피 말리는 골목길 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1971년 47명의 판매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1만3500명이라는 국내 최대 조직망을 갖췄기 때문이다. 능률교육은 그동안 교육출판이나 온라인교육, 기업교육 등의 사업을 진행했을 뿐 방문판매는 하지 않았다.

막대한 방판 조직을 갖고 있는 한국야쿠르트가 능률교육을 챙긴 마당에 방문판매라는 최고의 시너지를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상당히 그럴 듯한 이야기지만 한국야쿠르트는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최근 인수한 능률교육과 한국야쿠르트는 각각 독립법인으로써 개별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예전에도 인수 기업들에게 독자경영을 보장해 왔다"고 말했다.

◆능률교육 경영 보장할 듯

한국야쿠르트는 식혜시장의 선두업체인 비락을 1997년에, 프리미엄 유제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파스퇴르유업을 2004년에 인수했다. 하지만 별도법인인 세 회사는 협력은 하되 독자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도 경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비락의 녹색우유 클로렐라나 한국야쿠르트의 하루우유, 파스퇴르유업의 파스퇴르후레쉬우유 등은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이다.

각각의 회사에 전문경영인을 둬 상호경쟁체제로 운영하고 있어 계열사라기보다는 관계사라는 표현이 적합하다는 게 한국야쿠르트 측 설명이다. 능률교육 역시 현 이찬승 대표 체제의 독립 경영 형태로 유지할 방침이다.

능률교육은 30년 된 영어교육 전문 회사로써 중고등학교 영어 교재인 ‘리딩튜터’나 어휘교재인 ‘능률VOCA' 등 이찬승 대표의 이름을 건 학습지 판매로 명성을 쌓아왔다. ‘이찬승’이라는 이름을 빼고 가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대표 역시 경영권이 넘어갔다고 해서 회사를 떠나지 않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식 같은 회사를 위해 무보수로 계속 일하겠다”면서 “경영자문이나 직원교육 등 해야 할 역할이 있고 새로운 경영자도 그런 것들을 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찬승 대표는 7월15일 가족 3인의 보유주식을 포함, 모두 285만1845주(24.69%)와 경영권을 약 268억원에 한국야쿠르트에 매각했으며 이 돈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톡톡 튀는 CF, 톡톡 튀는 인수사

‘항공사 승무원이 원래 저래요?’

‘엽기적인 스튜어디스’로 잘 알려진 TV광고 팔도비빔면은 그동안 단아하고 예쁘기만 한 항공사 승무원의 이미지를 뒤집어 놨다. 한국야쿠르트의 주력상품인 팔도비빔면은 계절면시장에서 57%의 점유율을 올리는 효자 상품. 이 제품의 CF에서 승무원들은 승객을 피해 쪼그리고 앉아 비빔면을 먹는가 하면 비빔밥보다 비빔면을 찾는 승객에게 ‘팔도?’라고 물으며 ‘깨는 표정’을 짓는다.

이전에도 팔도비빔면 CF는 톡톡 튀는 광고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열연한 최민용, 서민정, 홍순창 등을 내세운 ‘팔도로 거침없이 비비자’편은 최 선생 최민용이 레스토랑에서 비빔면을 시키고 웨이터로 등장한 교감선생님 홍순창에게 ‘비벼주세요’와 ‘먹여주세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팔도비빔면 CF처럼 한국야쿠르트의 인수경력도 톡톡 튄다. 대표적인 것이 2006년에 있었던 플러스자산운용 인수다. 플러스자산운용은 2조원가량의 수탁고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중위권 운용사로 최근 한국야쿠르트가 김기환 전 대표의 지분 10%(20만주)를 추가로 사들인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동두천 다이너스티CC(18홀)가 대주건설에서 한국야쿠르트로 넘어갔다. 한국야쿠르트는 기존 채무 등을 떠안는 조건으로 350억원을 들여 이 골프장을 인수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다이너스티 인수로 레저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능률교육 인수까지 더하면 한국야쿠르트는 더 이상 발효유 전문기업으로 규정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기업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장기 비전을 수립이 그 예다. 매출 1조원에 창립 40주년이라는 겹경사를 맞은 한국야쿠르트의 생존본능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