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서스의 실패 재연되나①

더벨 현상경 기자 | 2009.08.06 07:01

[금호생명 M&A]"우리금융ㆍ대우건설 사겠다" 호언장담...1~2호 펀드 실패

이 기사는 08월04일(09:3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호생명 인수를 위한자금 모집(Fund Raising) 실패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칸서스자산운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수의 M&A 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놓고는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1~3호펀드, 해산되거나, 무산되거나 혹은 분쟁에 휘말리거나

잘 알려진 대로 칸서스자산운용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입'으로 불렸던 김영재 전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이 2004년 5월 설립한 회사다. '토종자본'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 전 부총리의 뜻이 반영된 '이헌재 펀드'로 주목받기도 했다.

화려한 출발과 어울리지 않게 현재 칸서스는 1505억원 규모의 펀드 1개만을 운영하는 '중소형' 운용사(GP)로 분류된다. 칸서스가 세운 PEF들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해 해산되거나 설립 자체가 무산된 영향이 크다.

칸서스는 2005년 3월 연기금 2곳과 은행 등으로부터 당시로서는 고액인 3900억원을 모아 금융감독원에 1호 펀드를 등록했다. 하지만 이 펀드는 진로, 세계물산(현 에스지위카스) 인수를 시도하다 실패하고 1년만에 해산됐다.

2004년말 국내에 PEF제도가 도입된 이래 투자실패로 해산된 펀드는 우방 인수에서 풋백 옵션 논란을 겪은 '우리제1호'와 '칸서스1호' 2개 뿐이다.

같은 해인 2005년 5월. 칸서스는 군인공제회의 자금을 기반으로 2호펀드를 구성, 무학소주가 보유한 대선주조 지분 31%가량 매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펀드는 신준호 롯데햄ㆍ우유(현 푸르밀) 부회장의 공세에 밀려 대선주조 인수에 실패, 등록조차 못하는 비운을 맞았다.

그해 9월 칸서스는 8개 연기금과 은행 및 계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모아 3호 펀드를 설립했다. 그리고 11월 출자 약정액의 절반 이상(814억원)을 벤처신화의 상징이었던 메디슨에 투자했다. 그러나 공동투자자로 끌어들인 우리사주조합과 갈등이 빚어지며 무려 1년 6개월 이상 웬만한 적대적 M&A를 방불케 하는 경영권 분쟁을 치러야 했다.


확실한 자금 확보 대책 없이… "우리가 사겠다"

업계는 칸서스 펀드의 문제중 하나로 김칫국 마시기식 투자행태를 꼽는다. 객관적으로 볼 때 능력이나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기도 전에 "우리가 사겠다"고 선언부터 한다는 지적이다.

칸서스 설립 초기인 2004년 10월, 김영재 대표는 다수 언론과 인터뷰를 자처해 "PEF를 만들어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열흘 뒤에는 "5000억원 정도의 펀드 조성을 구상중인데 이를 기반으로 대우건설을 사겠다"고 말했다.

칸서스는 해외 투자자를 상당수 접촉했으며 이들의 자금을 모으면 충분히 인수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칸서스는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뒤에야 1호 편드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당시 김대표 발언은 업계의 구설수에 올랐다. PEF업계에서는 "M&A를 돈으로 하지, 말로 하느냐"는 말이 나왔다. 우리금융지주 1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이인원 사장 등이 나서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칸서스의 이런 태도는 추후 실제 거래에서도 반복됐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2년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인수 사례.

2007년 9월 칸서스는 계열사인 칸서스파트너스를 주체로 대주그룹의 대한화재 매각에 참여, 4개 경쟁사를 제치고 인수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칸서스는 MOU 체결 이후 실사를 진행하면서도 자금을 대줄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본계약 예정시한을 지키지 못하자 칸서스는 결국 대주그룹에 "단독협상 지위를 딱 2주간만 연장해 달라"로 요청했다. 대주그룹은 이를 거절했고 칸서스는 우선협상자 지위를 상실했다. 이후 대한화재 매각은 2개월이나 추가협상을 벌인 후 최초 인수후보군에도 없던 롯데그룹에 3700억원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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