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억달러 규모 핫머니 중국 공세 시작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09.08.04 15:05

2분기 핫머니 급증세…자산 시장 버블로 연결될 우려 커

강한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국제 금융시장을 떠도는 단기자본인 핫머니가 중국에 급속히 유입되며 자산시장 과열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

4일 관영 신화통신은 핫머니를 '오늘의 이슈'로 지정하고 지난해 말부터 심화된 경기침체로 중국을 떠난 핫머니가 올해 경기 회복세가 감지되자 급속도로 회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난 2분기 중국의 외환보유액 증가분 가운데 대부분이 핫머니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2분기 외환보유액은 1779억달러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무역 흑자 347억달러와 외국인 직접투자(FDI) 증가분 212억달러를 제외할 경우 출처가 불분명한 금액은 1220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2분기 외환보유액 증가분은 1분기 대비 무려 23배 늘어나 이들 핫머니로 추정되는 출처가 불분명한 외환이 2분기 급속도로 유입됐음을 시사했다.

현재 중국에 유입된 핫머니의 전체 규모는 유출입이 빈번하고 빠른 핫머니의 특성 상 정확한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다. 핫머니 전체 규모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의 장밍 연구원은 중국에 유입된 핫머니 규모가 중국의 전체 외환보유액에 맞먹는 1조7500억달러라고 추정한 반면 상무부는 자본 유출입이 제한된 중국 시장에서 단기적 투기를 노리고 들어온 핫머니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이 핫머니의 급격한 유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핫머니의 유입은 일반적으로 증시, 부동산 시장 등 자산시장의 버블을 키우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에 편승해 급속도로 유입된 핫머니는 이동이 빠르다는 특성 상 부정적 경기 분위기가 감지될 경우 순식간에 시장에서 이탈한다. 지난해 말 중국 증시의 폭락세가 한층 가속화된 것도 막대한 규모의 핫머니가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증시와 부동산 시장은 연초대비 과열 양상을 이어가며 핫머니의 급격한 유입에 따른 자산 버블 우려를 한층 키우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만 무려 88% 폭등했으며 주요 도시 주택 가격도 연초대비 이미 30% 상승했다. 당국의 부양책에 따라 급격히 증가한 신규대출에 더해 향후 핫머니 유입까지 가중될 경우 이 같은 과열 양상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핫머니의 급격한 유입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어떠한 대책 마련에 나설지도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외환 유출입의 균형을 맞추는 외환관리규정을 강화하고 은행 창구지도를 통해 신용대출자금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아닌 기간시설 건설에 투입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핫머니의 급격한 유입과 자산버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당국은 지난해 8월 불법 외환거래가 적발될 경우 최고 거래액의 30%까지 벌금으로 내게 하는 등의 규제책을 도입하며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 규제를 바꾼 바 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도 지난 달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총 22개 조항의 '융자업무 지도사항'을 발표하며 시중 은행들에 신규 대출 자금이 대형 생산시설과 국가 기간시설 등 건설에 사용되도록 감독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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