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원화강세= 車·IT株 약세?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8.04 07:55

수출기업 경쟁력 영향 주목… 보험·은행·내수주 원화강세 수혜

환율이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환율은 지금 주식시장의 급등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 매수와 연관되고 또 시장의 주도주인 주요 수출기업의 채산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3일 1222.4원을 기록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그동안 달러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환율 하락을 막았던 정부의 외화 유동성 흡수 작업이 마무리돼 가고 있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최소 300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미 리먼브라더스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외환보유액은 올해 2700억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고 1100원대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우선 환율하락 자체를 나쁘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환율이라는 것이 그나라 경제 펀더멘탈의 국제적인 지표라는 점에서 원화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안전하다는 의미이다. 환율 하락에 따라 외국인 매수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하락압력에 놓여 있는 환율 상황을 보면 외국인이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또 외국인은 통상 그 나라의 밸류에이션을 주요 투자지표로 삼을 뿐 환율은 부차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쟁점은 환율 하락이 주요 수출 기업의 수익성 및 경쟁력 약화시키느냐의 문제다. 2분기 IT와 자동차 등 대표 수출기업들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데 환율 효과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은 이들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예상한다. 이 때문에 IT, 자동차 기업들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놀라운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하지만 반대의 주장들도 만만치 않다. 환율이 높은 상태이면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환율 하락이 이들 기업의 수익성을 걱정할 만큼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수출주의 주가는 원/달러 환율보다 경기와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국내 수출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수출주의 주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요인은 바로 경기"라고 강조했다.

물론 경기가 아직 정상적인 상황까지 회복되지는 못했기 때문에 환율 하락의 영향권에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미국의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미국의 소비가 부진하지만 내구재 주문을 보면 IT 제품의 소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자동차 수요가 부진하지만 오늘 발표된 7월 자동차 판매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자동차 산업도 최악을 넘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수출기업들의 특수라고 할 정도로 내수 부양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와 함께 경제위기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위기기간 동안 IT와 자동차 산업에서 나타난 특징은 한국 기업의 약진과 경쟁기업들의 후퇴였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산업구조조정의 의한 승자독식 강화가 나타난다면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까지 하락해도 IT나 자동차산업의 이익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환율 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환율 하락의 수혜주로 꼽히는 업종에 대한 관심은 가져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우선 내수주를 추천하고 있다. 특히 은행과 보험 등 금융업을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금융주는 환율하락의 수혜주이자 외국인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고 실적 개선의 모멘텀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투자전략의 기준으로 외국인 수급과 환율 동향을 삼아야 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확대되고 추가적인 원화가치 강세의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 은행, 보험 등 내수주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환율 하락과 함께 최근 상승하고 있는 금리를 감안할 때도 금융업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37%까지 상승해 작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의 기준 레벨 자체가 상향돼 앞으로 금리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없어졌다"며 "이 경우 업종별로는 보험, 은행 등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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