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저점… 정부 개입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9.08.03 16:11

"수출에 제한적 영향" 판단, 개입 가능성은 낮을 듯

환율이 이틀 연속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수출 진작을 위해 고환율 기조를 유지해 왔던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상당하다.

그러나 급격한 환율의 움직임이 없다면 정부가 당장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환율이 줄곧 1200원대에 머물렀지만 LCD, 자동차, 반도체 등의 주요 품목의 수출은 오히려 늘거나 감소폭이 줄어드는 등 환율의 영향력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3일 서울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6.1원 내린 1222.4원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이틀 연속 연저점을 기록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물(5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0일 현재 127 베이시스 포인트(bp)로 역시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처럼 환율이 하락하는 주된 이유는 수급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흑자에다 은행과 공기업의 잇따른 외화조달,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 등 달러 공급이 수요를 앞선 결과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파악했다.

올해 연간 무역흑자액이 최소 300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 연말에는 외환보유액이 27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향후 달러 공급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달러가 공급 우위로 돌아서면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경쟁입찰방식 외환스와프 거래를 통해 은행에 공급했던 외화 자금 102억 7000만 달러를 오는 6일 전액 회수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외환스와프 자금 이외에도 일반유동성 공급 목적의 외화대출, 수출입금융 용도 외화자금 지원 등 대략 300억 달러를 시중에서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환율하락으로 수출이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정부는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이 환율에서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1100원대까지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국내 수출 기업들이 올해 1100원대 안팎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했고 급등락만 없다면 환율변동에 대처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환율하락으로 외화부채가 있는 수출대기업이나 키코(KIKO)에 가입했던 중소기업들에게는 환율하락이 득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예상하고 있지만 섣불리 고환율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경우 원화유동성이 풀리면서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어 정부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외화유동성 공급을 계속 줄여 왔고 마무리되는 국면이어서 환율하락을 막으려면 직접적인 개입을 해야 하나 과잉유동성 논란이 있어 강도 높게 달러를 사 들일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의 경우 환율 수준보다 경제여건이 더 중요한데 세계 경제가 개선되면서 환율하락을 상쇄하고 있고 원/엔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국내 수출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현 추세라면 환율은 1100원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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