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형제의 난', 법적다툼으로(상보)

최석환·기성훈 기자 | 2009.08.03 12:12

박찬구 前회장 "석화 주식매입은 독립경영 위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전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자신의 회장직 해임조치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뜻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이사회 해임결의 이후 일주일째 침묵을 치켜 온 박찬구 전 회장이 해임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법정대응 의지를 밝힘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간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찬구 전 회장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등 그룹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면서 박삼구 명예회장 측을 정면으로 공격, 향후 그룹 구조조정의 차질을 포함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회장(사진)은 3일 오전 사내 게시판을 통해 해임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 전 회장은 “지난달 28일 박삼구 회장은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한 다음, 의안을 주요 경영현안이라고 통보했다가 막상 이사회 석상에서는 저의 해임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한 후, 투표용지에 이사 각자의 이름을 적도록 함으로써 회장의 지위에 기한 압력을 행사해 저의 해임안을 가결시켰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박삼구 회장이 저를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해임한 후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제가 그룹의 일사불란한 경영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고 언급한 것과 동반퇴진이라는 미명하에 박삼구 회장의 뜻대로 움직여온 항공 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내세운 것은, 참으로 노회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반대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박삼구 명예회장과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 추진 당시 인수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박삼구회장이 지나치게 무모한 가격과 풋백 옵션이라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조건으로 인수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과의 마찰이 불가피했고, 회장의 막강한 그룹 지배력과 경영전권의 현실 앞에서 고통의 시간들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추가 지분 매입에 대해선 " 그릇된 경영판단에 휘둘리지 않는 합리적 의사결정구조를 갖추어 보려는 일념으로 부득이 내려진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은 "전 재산을 들여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추가 취득한 것은, 풋백 옵션 등에 따른 유동성위기가 금호석유화학에 급속히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독립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필요성이 크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자신은 무리하게 인수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조속히 매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박삼구 회장은 재매각을 꺼렸다"고 강조했다.

박 전 회장은 또 박삼구 명예회장 아들인 박세창 상무 등의 금호석유화학 주식 매입자금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박 전 회장은 "박 상무 등이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에 금호산업 주식을 340억원에 매각한 자금으로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입했는데, 이미 대한통운 인수 후유증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금호렌터카가 어떻게 대주주로부터 170억원이 넘는 계열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지, 금호개발상사는 30억원을 차입하면서까지 150여억원의 주식을 매입할 필요성이 무엇이었는지, 누가 이러한 거래를 지시하였는지 등이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은 마지막으로 박삼구 명예회장이 실질적으로 회사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에 불과하다”면서 “박삼구 회장은 상징적 의미에 불과한 그룹회장직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마땅히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비롯한 경영 일선에서 실질적으로 완전히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박 전 회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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