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엘시디의 경우는 환율급등으로 손실을 본 것으로 지난해에만 1469억원의 통화옵션거래 손실을 입었다. 환율이 많이 떨어지고 약정상품의 절반을 청산해 올 1분기에는 손실액이 20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 5월 환율로 평가한 2분기 이후 올해 손실은 2507억원에 달했다.
은행들의 권유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산엘시티는 내년 말까지 남은 파생상품에 대해 채권단이 전액 출자전환 하기로 한 상태다.
태산엘시디 관계자는 "아직 남은 키코 상품은 9억달러 수준이며 절반은 980~1030원, 나머지는 900원대 초반 환율일 때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3일 1시45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태산엘시디는 1.2% 오른 2115원에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키코 손실폭이 줄어들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같은 시각 서울환시에서 원/달러 환율은 최근 거래일(7월31일) 종가에서 4.7원 하락한 1223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약세와 외환보유액 증가 등 외환당국의 개입만 아니면 환율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4억3000만 달러로 사상 2번째 큰 폭을 기록했고, 7월 이후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 만큼 원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환율하락으로 증시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중소 코스닥 업체들이다. 키코에 피해를 본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티에스엠텍이 9.4%, 제이브이엠은 4.7%, 디에스엘시디 4.5%, 성진지오텍 4.0%, 에스에이엠티 2.9%, 엠텍비젼 2.4% 등 상승 일색이다.
철강의 원재료인 철광석, 유연탄 등을 전량 해외에서 의존하는 포스코는 0.6% 상승하고 해외여행 부담이 경감된다는 잇점에 여행주 모두투어와 하나투어, BT&I (1,694원 ▲32 +1.93%)가 각각 5.1%, 0.8%, 1.2% 올랐다.
항공유 구매부담이 덜어지고 여행객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최근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2.2%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지배구조 리스크 때문에 0.6% 떨어졌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전에는 IT주가 증시를 주도했지만 환율이 1230원 아래로 빠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몰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에 의해 IT, 자동차주가 상승했지만 종합주가지수가 1500선에 안착한 시점에선 주도주로의 집중도를 낮추고 중형주를 일부 편입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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