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CEO 엇갈린 하반기 전망?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08.02 14:49

"어렵다" 신중론 우세 속 낙관론도 제기

상반기를 마친 유화업계의 성적표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예상 밖의 깜짝 실적을 거둔 석유화학 기업들과는 달리 정유사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정제마진도 악화되면서 매출과 이익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유화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는 하반기 전망은 어떨까. 시장을 중심으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신중한 입장이 우세한 모습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대표적인 정유사인 GS칼텍스를 이끌고 있는 허동수 회장은 앞서 "세계 경제의 침체와 환율 및 유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1분기에 회복됐던 석유화학 사업은 세계 경기침체의 지속과 설비증설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 다시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유사업도 공급 증대로 하반기 수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비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지경부는 올해 하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5% 감소한 106억6600만 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인도의 릴라이언스사가 6월 말에 석유제품 설비 증설을 완료한데다 베트남의 페트로베트남이 오는 4분기부터 신규 설비에서 생산을 개시하면서 공급이 늘어나 수출 시장 여건이 악화될 것이란 게 지경부의 분석이다.

홍기준 한화석유화학 사장은 "석유화학업계는 전반적으로 하반기부터 중동산 신증설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공급이 초과되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원재료 가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면서 "경기가 살아나 얼마나 수요가 창출되느냐에 따라 호경기가 지속될지, 불경기에 직면할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도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물량의 본격 출하에 따라 공급우위 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결론적으로 경기둔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67% 줄어든 매출 8조9287억 원, 영업이익 1776억 원의 부진한 실적으로 실망감을 안겨준 SK에너지의 구자영 사장이 그렇다.

구 사장은 "2분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3분기엔 국제 유가 상승과 수요 확대로 실적이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며 "정유부문은 어렵겠지만 화학과 윤활유 부문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증권가도 이 같은 구 사장의 전망에 "계절적 비수기가 나타나겠지만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며 동조하는 분위기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올해 들어 잇따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LG화학의 김반석 부회장도 대표적인 낙관론자로 분류된다.

김 부회장은 3분기 전망과 관련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석유화학 부문은 제품 가격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물량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실적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만큼 각 기업마다 비용을 절감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위기 이후 더 큰 도약을 위해 적기에 투자에 나서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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