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부부 교육열 '강남 뺨치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08.02 11:55
▲7월11일, 가나 '케이프코스트 캐슬'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두 딸 말리아(11)와 사샤(8)가 방학 중에도 부모를 따라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이른바 '현장체험 학습'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부부가 자녀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여름 일정을 짰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세계 각국을 방문하면서 부인인 미셸과 함께 방학을 맞은 말리아와 사샤를 데리고 갔다. 오바마 가족은 지난달 6일 러시아 대통령궁(크렘린)을 구경했다. 두 딸은 프랑스에선 에펠탑을 구경했고 아프리카 가나도 방문했다.

NYT는 이날 '학교는 쉬지만 교육은 끝나지 않았다'는 기사에서 특히 오바마 부부가 지난달 G8 정상회담 뒤 두 딸을 데리고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 노예무역이 이뤄졌던 현장을 둘러본 것을 부각시켰다. 흑인인 자녀들에게 아픈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CNN과 인터뷰에서 가나 방문에 대해 "아이들에게 당시 사람들이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을 차별했던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아이들이 '내가 타인을 공정하게 대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7월6일,러시아 대통령궁(크렘린)
오바마 부부가 자녀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건 집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미셸 오바마는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때 "매일 저녁식사 뒤부터 아이들이 잘 때까지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절대 켜지 않는다"며 "아이들 취침시간은 꽤 이르다"고 말했다.

여론은 대조적이다. 우선 두 자녀가 교황,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잇따라 만나고 노예무역의 현장을 지켜봄으로써 이른바 '산교육'을 받았다는 우호적인 반응이 있다.


하버드대 법대 교수이자 오바마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인 찰스 오글리트리 교수는 "오바마 부부는 자녀들에게 세계의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자란 뒤 왜 미국이 다른 나라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이해하는 데 지금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비판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경기 후퇴의 국면에 전세계를 누비는 가족 여행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미국 한 지역지 칼럼니스트는 "직장을 잃고 휴가와 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부모들로선 오바마 가족을 보고 쓰린 마음에 술을 찾을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차례 한국의 교육열을 높이 평가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달 16일 뉴욕에서 열린 유색인종 지위 향상을 위한 협회(NAACP) 창립 100년 기념식에서 "아무도 운명을 대신 써주지 않는다"며 "교육은 불평등에 맞서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기회를 찾는 데 가장 좋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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