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국내 주식형펀드는 평균 35.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 규모별로는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의 초소형펀드가 38.85%로 가장 높았고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이 37.19%,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이 36.29%, 1조원 이상의 초대형펀드는 33.71%를 기록했다.
펀드 규모와 거꾸로 성과가 달리 나타나긴 했으나 그 차이는 최대 5% 가량에 불과해 펀드 규모가 클수록 성과가 나쁘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설정액이 2조원을 넘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40%를 초과해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낸 데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31% 이상의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초대형펀드가 중소형펀드에 비해 종목 편입 수가 많고 대형주 비중도 커 수익률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날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 아직까지는 중소형펀드와 운용 전략 상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운용사 사장은 “초대형펀드들이 일부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들에 대해 중소형펀드보다 매집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만 생각만큼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운용되기보다는 펀드 매니저가 선호하는 몇몇 종목을 대량으로 편입한 후 이를 차익실현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높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운용 전략이 이제껏 유효했고 이는 역설적으로 초대형펀드들이 규모가 커질수록 종목 교체가 힘들고 시장 대응이 늦어지는 비효율성이 아직은 크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이 800조원인 데 비해 국내 주식형펀드의 총 설정 규모가 그 10분의 1에 불과한 82조원, 혼합형을 합해도 100조원이 채 안되는 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펀드 수탁액 비중도 약 30%에 머물고 있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 펀드 시장에서 발생하는 규모의 비경제가 국내 펀드시장에서는 아직 크지 않고 있고 펀드 규모의 대형화가 아직 유효한 과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선진시장으로 갈수록 대형 펀드가 시장을 이기지 못할 것이나 아직 국내 펀드 시장은 그 단계까지 갔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며 "시장 수익률을 좆는 인덱스펀드가 정착하지 못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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