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비용이 7%나 된다고?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09.08.03 08:39

해외지수사용료 등 기타비용, 운용판매보수보다 최고 6배

지난해 초 대만펀드에 3000만원을 투자한 김규생씨(38)는 최근 펀드 운용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랬다. 1년 동안 투자원금의 7%인 210만원 가량이 보수와 비용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더욱 황당했던 건 펀드 가입 시에는 듣지 못했던 기타비용이 판매사나 운용사 등이 떼 가는 총 보수 2%보다도 6배나 많았던 것이다. 김씨는 "1년 동안 투자원금의 7%가 보수나 비용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면 애초에 투자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본 해외펀드 투자자들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비용체계 때문에 두 번 울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는 투자지역이나 투자방식 등에 따라 보수뿐만 아니라 기타비용의 차이도 큰 만큼 가입 시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충고다.

기타비용만 연 10% 넘는 해외펀드도
금융투자협회 및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기타비용(증권거래비용 제외)이 총보수와 같거나 많았던 해외펀드(지난 5월말 기준, 설정액 1억원 이상, 클래스 포함)는 총 72개였다.

이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타이완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는 연간 기타비용이 펀드 평균순자산의 10.0%로 총 보수(판매+운용+수탁+일반사무관리보수) 1.67%보다 약 6배가량 많았다. 기타비용에 증권거래비용(4.87%)까지 더하면 이 차이는 더욱 커진다.

실례로 작년 6월 ‘미래에셋타이완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연간 총 보수는 50만원(평균순자산*총 보수) 정도이지만 기타비용은 300만원(평균순자산*기타비용)에 달했던 것이다. 이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지난 5월말 기준)이 30.50%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의 상당부분을 기타비용이 갉아먹은 셈이 된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유로배당주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도 기타비용(7.14%)이 총 보수(1.28%)보다 5.5배가량 많았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컨슈머(아시아Focus)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는 기타비용(4.47%)이 총 보수(1.67%)보다 2.80%포인트 높았다.

이밖에도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글로벌금융주증권자투자신탁N(주식)’ 신한BNP자산운용의 ‘신한BNPP포커스이머징원자재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 1)등도 기타비용이 총보수보다 1.5~2배 이상 많았다.


기타비용이 총보수보다 많은 해외펀드는 대체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그만큼 떼 가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72개 해외펀드 중 최근 6개월 수익률이 유형 평균보다 높았던 것은 25개에 그쳤다.

소형펀드일수록 비용부담 커

해외펀드의 기타비용은 주식거래비용을 제외한 회계감사수수료, 펀드결제수수료, 해외지수사용료, 해외거래예탁수수료 등 각종 비용들로 국내펀드보다 떼 가는 항목이 많다. 기타비용은 보수와는 별도로 펀드에서 차감된다.

통상 펀드 판매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이 해외펀드에 가입할 때 기타비용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떼 가는 항목이 많고, 규모도 제각각이어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다 개인투자자들도 기타비용보다는 보수에만 신경 쓰는 탓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보수와는 별도로 어디서, 얼마나 비용이 빠져나가는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보수와 함께 기타비용 규모에 따라 해외펀드간 성과도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세밀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재근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보수와 기타비용은 펀드 자산에서 떼가는 것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수익률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개인들도 펀드 보수만큼 기타비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해외펀드의 기타비용은 펀드에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는 설정이후 1년 사이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또 주식거래비용을 제외한 여타 비용들은 정액제로 떼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외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비용부담은 커진다. 기타비용이 총보수보다 많은 해외펀드 대부분이 설정액 100억원 미만의 소형펀드인 것도 이 때문.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서도 기타비용은 달라진다. 국가별로 주식거래수수료 등 각종 비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유럽과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기티비용도 많이 드는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 펀드통계사이트(http://stat.fundservice.net/fs/stat/index.jsp)를 참조하면 내가 가입한 해외펀드에서 기타비용이 얼마나 빠졌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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