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아직 위기인데, 배부른 소리"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9.07.30 16:56

李대통령, 출구전략 채택은 '시기상조'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출구전략(Exit Strategy)의 채택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조기집행 등으로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면서 일각에서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위기상황을 한고비 넘긴 만큼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각종 후유증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자금 조기회수 등 세밀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최근 강남 아파트 값 급등과 주가 상승 등 유동성 과잉 조짐이 엿보이면서 출구전략이 화두로 급부상했다.

이날 이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경제부처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출구전략이 필요하고 준비가 돼 있어야 하지만 지금 논의할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시기상조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각국이 출구전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이것을 시행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출구전략에 대한 준비는 하되 이행은 신중히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결정은 출구전략 문제가 계속 거론될 경우 정부가 긴축재정 편성과 금리인상 등을 통한 자금회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할 것이라고 하지만 세계 경제가 현재 고비에 와 있는 만큼 아직 방심할 수 없다"며 "정부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위기 극복 이후의 후유증을 우려한 출구전략을 논의하기보다는 위기 극복에 전력을 기울일 때라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주력해야 할 과제로 △소비확대 및 기업투자 촉진 △기업 구조조정 강화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자발적 수요가 발생해야 제대로 된 경제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며 "정부 재정집행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재정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일어나는 방향으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비상경제체제인 만큼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고, 기업구조조정도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금융관계 부처들은 앞으로 매달 1회 구조조정 추진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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