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2분기 실적 '선방'에도 쓰린 속내

반준환 권화순 정진우 기자 | 2009.07.30 17:10
시중은행들이 2분기에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빅4 은행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고,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순이자마진(NIM) 등 은행들의 기초 수익능력 지표는 최악을 기록했다는 평이다. 전통적인 여수신 영업이 아닌 곳에서 수익을 냈다는 방증이다.

◇은행들, 2분기에도 흑자행진

30일까지 실적발표를 마친 국민, 신한, 하나 등 주요은행들의 실적은 모두 전분기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국민은행은 2분기 순이익이 전분기(1591억원)보다 43.1% 증가한 2277억원이었다. 이번 주 초 실적을 발표한 신한은행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전분기보다 153%, 174% 늘어난 2947억원, 2020억원으로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16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했으며, 우리은행은 8월초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나 1분기 보다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상반기 실적을 종합하면 국민은행이 순이익 3868억원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신한은행(3494억원) 우리은행(미확정) 하나은행(1347억원 적자)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약진도 돋보였다.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올 1분기 479억원에서 2분기 213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은행들의 외형은 다소 줄었다. 경제위기를 맞아 내실위주의 경영에 주력한 영향이다. 신한은행의 총자산은 지난 연말 249조5094억원에서 올 6월말 240조2737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62조4000억원에서 159조6000억원이었다.

은행들의 실적에 힘입어 금융지주사들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이다.

신한지주의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분기보다 214.9%, 220.8% 늘어난 6389억원, 4397억원이었다.

KB금융은 상반기 34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9131억원이 줄어들었으나, 금융위기 탓에 큰 폭의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는 점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은 2분기 당기순익 1966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건전성 개선으로 충당금이 큰 폭으로 줄었고, 하나은행이 좋은 성적을 올린 영향이 컸다.

◇"무늬만 흑자?"..3분기는 수익성 개선될 듯

금융권은 그러나 은행들이 내민 성적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흑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들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순이자마진비율(NIM)은 최악이라는 평이다. 실적발표 장소에서 멋쩍은 표정을 짓는 은행임원들이 적잖은 이유다.

국민은행 순이자마진비율(NIM)은 지난해 1분기 3.08%였으나, 2분기 2.98%로 떨어진데 이어 3분기 2.89%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2.99%로 다소 개선됐으나 올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70%, 2.16%로 다시 악화됐다.

신한은행(카드포함)의 NIM은 지난 연말 3.52%에서 올 1분기 2.89%, 2분기 2.83%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0.86%, 1.37%, 1.07% 였다.

은행들은 전통적인 여수신 영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 실제 하나은행의 흑자전환에는 환율안정에 따른 태산LCD관련 충당금 1887억원 환입효과가 컸고, 우리은행 역시 출자전환 주식 처분 등으로 수익을 보전하는 처지다. 국민이나 신한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07년말 은행권 예금경쟁, 고금리 채권발행 등의 부작용이 현재의 저금리와 결합한 때문"이라며 "상반기까지는 정상적인 영업으로 수익을 내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3분기부터는 조달비용과 대출이자의 미스매칭이 사라지는 만큼 NIM 같은 각종 수익지표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