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중 삼성重만 웃은 이유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9.07.30 15:29

후판, 작년 4분기부터 가격 하락… "재고량에서 승부난 듯"

세계 조선시장의 '빅3'인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만 2분기에 웃었다. 삼성중공업은 시장의 기대보다 나은 2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 2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액은 25.2% 증가한 3조 231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8.8% 증가한 2288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에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매출액이 전기대비 3.0% 줄어든 5조 3310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3930억원으로 21% 감소했다. 단, 영업이익은 13.4%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증권가의 컨센서스보다 400억원 적은 2분기 영업이익을 거뒀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 회사의 영업이익을 2137억원으로 추산했지만, 실제 수치는 1728억으로 집계됐다.

유독 삼성중공업의 실적만 두드러지는 것은 선박의 재료인 후판(厚板)의 가격 변화와 관련이 있다. 후판이란 선박을 건조할 때 재료가 되는 두꺼운 강철판을 말한다. 조선사들에게는 제조 원가와 직결되기에 후판가격에 실적이 좌우되곤 한다.

철강사들이 지난해 후판 가격을 인상했던 영향으로 올 1분기의 조선사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후판 가격이 다시 내려감에 따라 올 2분기에는 조선사들의 실적이 호전되리라고 증권가는 기대하고 있었다. 현재 일본산 후판의 경우 작년 최고가(1300달러) 대비 46% 하락한 톤당 700 달러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판 가격이 선박 건조비용에 반영되려면 약 3개월 정도의 시차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후판가격 인하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가격이 내려가기 전인 지난해에 구입해둔 물량을 최근의 선박 건조에 많이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고를 많이 사용한 결과, 올해 들어 싸게 구입한 후판 물량이 투입된 시기가 늦어지고, 이것이 실적 호전의 정도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후판의 재고량을 각 회사가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집계되지 않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후판 재고량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선박 자체보다는 해양 플랜트의 생산량이 많은 편인데, 후자의 경우 가벼운 설비들을 요하기 때문에 두꺼운 후판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분기부터는 조선사들 모두 후판가격 인하의 덕을 볼 것이란 관측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에는 인하된 후판가격이 모두 반영되어 2분기 보다 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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