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정책에서 출구전략 가능성

더벨 이승우 기자 | 2009.08.03 09:27

[FX Report]외환정책 점진적인 변화 시도 염두에 둬야

이 기사는 07월30일(10: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출구전략(exit plan)' 시행 시기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시중 유동성 회수와 더불어 가시적으로는 금리 인상이 핵심이다.

금리와 더불어 또 다른 유동성 조율 변수가 바로 환율이다.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유동성의 수도꼭지 역할을 해주는 것이 환율이기 때문이다. 여러 다른 변수들의 환율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정부 외환 정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경기 부양적인 환율 수준

지난해 정부는 고환율을 용인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와 더불어 국내 외환 수급의 변화로 올라가는 환율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로 인해 잃은 것도 있지만 거시정책에서 상당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 수출 경쟁력 제고로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가장 시급했던 외화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졌다. 하락하던 성장률은 수출로 그나마 지탱이 됐다.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 1200~1300원대를 유지하던 환율 덕에 경상수지와 더불어 자본수지마저도 국내 유동성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정부는 환율이 더 내려가지 않기를 바라며 역외 시장과 서울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 매수 개입을 통한 추가 하락을 제어했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국계 은행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NDF(역외 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매수 개입을 강하게 하던 정부가 최근에는 현물 시장에서도 심심찮게 포착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환율은 시장 자율적으로 형성되는 환율보다 다소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더 내려갈 수 있는 환율이 정책변수로 인해 막혀 있다는 것.


임지원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환율은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등 경기 부양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재은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고환율은 외화 유동성 확보와 경기 부양 동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지금 환율은 분명히 성장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경기 부양적인 고환율이 큰 부작용 없이 유지될 수 있는 건 지난해와 달리 올해 물가가 상당히 안정돼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뿐 아니라 원유 가격 안정 및 해외 제품 가격 안정이 환율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는 요인이다.

출구 전략에 환율도 포함

결국 지난해 고환율 유도에 이어 올해 환율 추가 하락 제어라는 정부 외환정책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등 거시 정책에 변화가 생기면 같이 발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출구 전략이 실행되면 수급과 금융시장 여건이라는 변수 외 정부 개입이라는 환율 변수 하나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는 것이다.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출구 전략에 재정·통화정책과 더불어 외환정책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출구전략이 실행되면서 환율 하락을 어느 속도로,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화 절상(환율 하락) 용인은 금리인상과 같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환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이전 개입 강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환율 하락시 정부의 움직임이 여러번 포착됐지만 최근 며칠 사이 정부의 달러 개입에 대한 움직임이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자금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인 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스왑시장에서 외화 자금 사정이 크게 호전되고 있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비상 전략으로 볼 수 있었던 고환율 정책이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은행권에 공급했던 미국 연방준비은행(FRB) 스왑자금과 일반유동성 공급 목적의 외화 대출, 수출입금융 용도 외화 지원 자금 등을 대부분 회수했다. 이 규모가 300억달러 이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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