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지수 발목잡는 연기금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07.29 17:24

11거래일째 '팔자', 외인과 반대행보

연기금이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에 발목을 잡는 복병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매수세를 확대하고, 프로그램 매매도 매수우위적 관점을 나타내고 있지만, 연기금이 매도를 강화하면서 지수의 추가반등을 제한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연기금의 특성상 대형주 위주의 매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연기금이 매도를 줄이지 않는 한 당분간 지수의 추가 반등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9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034억원을 순매수했다. 11거래일째 매수우위를 이어가며 4조459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연기금은 11거래일째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982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투신이 2632억원을 순매수하고 증권과 보험이 2768억원과 1594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는 등 기관 대부분이 '사자'에 나섰지만 연기금만 '독야청청' 팔자에 앞장서는 상태다.

연기금의 매도 강화는 올들어 주식투자비중을 기존 17.0%에서 15.2%로 1.8%포인트 낮춘 여파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순자산 가치를 중심으로 주식투자비중을 맞춰야하는 연기금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를 때마다 매도세를 강화해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권가의 주장이다.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연기금이 대형 우량주를 시장에 내던지면서 시가총액 연동 방식인 코스피지수의 반등 제한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급상 '증시 상승의 공식'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 매수+프로그램 매수'가 지목된다. 하지만 최근 11거래일간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4조4595억원을 순매수했고, 프로그램 매매도 같은 기간 1조1871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지만 코스피지수가 10.0% 상승에 그쳤다.

수급 공식이 연기금의 매도에 일그러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여지를 상당부분 제한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수가 오를 수록 연기금의 매도세는 투자비중 적절성 유지의 관점에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연기금 매도가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코스피지수가 탄력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연기금이 주식을 매도하는 주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올 때 대형주를 떠넘기는 것"이라며 "연기금의 매도가 이어지면 프로그램 차익거래도 둔화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증시의 탄력성도 약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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