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 퇴진으로 골프계 술렁

머니투데이 방형국 골프담당기자 | 2009.07.29 13:06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65)의 퇴진으로 골프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기도한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4년 9월부터 연임, 오는 2011년 말로 끝나는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놓고 있다.

KPGA 박삼구 회장은 그동안 한국골프의 세계화에 진력하며 굵직한 현안들을 진두지휘해온 장본인이어서 골프계는 그의 경영일선 퇴진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박 회장의 한국골프에 끼친 영향은 대단히 컸다. 지난해 10월부터 몰아닥친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올 들어 각 기업들이 타이틀 스폰서 계획을 백지화하거나, 지원해온 대회마저 무산시키려 할 때 박 회장이 직접 스폰서 유치에 나서는 등 대회 유지에 큰 힘을 써왔다.

심지어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초청비용 등의 부담으로 대회 스폰서를 취소하려는 경우 해외 선수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e메일을 보내, 초청료 없이 대회에 출전해달라고 설득하는 등 경제위기 여파로 인한 대회 축소의 위기를 몸으로 막아냈다.

박 회장은 또 골프와 관련한 각종 데이터를 중시, 이를 체계화하는데 앞장섰다.

그는 KPGA와 한국프로골프투어(KTG)의 홈페이지를 분리시켜 KTG로 하여금 소속 선수들과 관련한 데이터와 정보는 물론 각종 대회의 데이터, 한국의 골프역사 기록 등을 체계화에 남다를 정열을 쏟았다.

박 회장이 골프 관련 체계화된 데이터를 중시하고 이를 실현시킨 것은 골프 마케팅을 활성화하는 등 골프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한국 남자골프는 코리안투어를 비롯한 베어리버투어, 챔피언스투어, KPGA아카데미투어, SBS골프 스카이72투어 등 각급 투어들이 최근 급격히 성장하면서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인 골프 마케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골프계는 박 회장의 골프에 대한 애정이 워낙 깊어 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한국 골프의 발전을 위해 회장으로서 역할을 다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 같은 바람을 전달하기에는 곤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고는 하지만, 여러 정황을 미뤄볼 때 이전과 같은 정열과 애정을 협회 업무에 쏟기가 물리적으로 힘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가을로 예정된 한국골프협회(KGA)가 주최하는 한국오픈, KPGA가 주최하는 한중투어 KEB 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와 신한동해오픈 일정이 조율되지 않아 같은 기간에 이 중 2개 대회가 동시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등 코앞에 닥친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지 초미의 관심사다.

선수층이 얇은 한국 남자골프의 현실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면 한쪽 대회는 국내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거나 반반으로 나눠 출전해야 한다.

크나큰 불의의 사고나 천재지변도 아닌 상황에서 일정을 조율하지 못해 대회가 파행 운영된다면 한국골프의 위상마저 크게 실추되는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외환은행 코오롱 등 타이틀 스폰서와 KGA 및 KPGA 등 이들 대회의 타이틀스폰서와 골프단체들은 "같은 기간에 2개 대회가 열리지 않도록 하자"는 원칙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누가 양보할 지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골프관련 양 단체와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사안이 발생할 경우 박 회장이 특유의 친화력과 돌파력으로 현안들을 해결해 왔으나 자칫 그의 일선 퇴진으로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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