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같은 날 두 나라의 주택가격 지표가 상승 반전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택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5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달에 비해 0.5% 상승한 139.84를 기록했다. 주요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으로 산출되는 이 지수가 전월 대비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2006년 7월 이후 약 3년만이다.
특히 20개 대도시 가운데 14개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블랜드는 4.1%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댈러스와 보스톤은 각각 1.9%, 1.6% 상승하며 뒤를 이었다.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영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6월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1%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18개월 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영국 주택 가격은 지난 4월 0.1% 하락한데 이어 5월에는 보합을 기록하는 등 추세적으로 안정 신호를 보였다. 그리고 6월 소폭 상승세로 반등하면서 주택 시장이 결국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6월 주택대출신청건수 역시 연초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6월 FT주택지수는 0.3% 하락했지만, 낙폭이 상당히 둔화됐다.
미국과 영국의 주택가격 거품 붕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초래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시장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는 경기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호재다.
최근 경제 지표들은 미국과 영국 경제가 최악을 지났음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은 올 하반기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도 2분기 성장률이 6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최악은 지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S&P/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 상승 전환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지금 나타난 주택 시장 모멘텀은 경제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몬 루빈슨 영국 RIC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정이 안정되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높아지고 있는 실업률과 모기지 연체율 등은 본격적인 주택 시장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티븐 스탠리 RBS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주택시장의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온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부동산 경기 반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워드 아처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도 "회복세가 취약한 만큼 영국 주택가격이 연말에 갈짓자 행보를 보이며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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