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 '이산화탄소 칼국수' 드셨군요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9.07.30 09:09

식품의 탄소배출량 '푸드 마일리지' 캠페인 확산

녹색가계부를 씁시다<3>


↑푸드 마일리지 정보를 표시한 식단
칼국수 하나를 만들어 먹는데도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서울에서 밀가루 반죽을 위해 구입한 1kg짜리 밀가루의 원산지가 미국 캔사스라면 당신은 벌써 이산화탄소 982g을 배출했다. 만약 전남 해남에서 생산된 우리밀을 썼다면 이보다 훨씬 적은 63g를 배출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농산물이 산지에서 식탁까지 오는 동안 이용한 교통수단에 들어가는 에너지량이 다르기 때문. 캔사스와 해남의 거리 차이가 탄소배출량 차이를 만든 것이다. 단순히 밀가루 하나를 바꾸는 것으로 당신은 이산화탄소 919g을 줄일 수 있다.

식품의 이동수단과 이동거리를 고려해 탄소배출량을 산정한 것을 '푸드 마일리지'라고 부른다. 영국의 시민단체 '서스테인(Sustain)'은 1994년 "먹을거리의 수송 거리가 길수록 화석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많이 한다"며 이 개념을 도입했다.

일본 정부는 2003년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푸드 마일리지를 측정·비교해 국가별 식량공급 구조의 특성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시민단체 '대지를 지키는 모임'이 2003년부터 '푸드마일리지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특히 멜라민 분유 등 중국산 먹거리 공포가 확대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푸드 마일리지 캠페인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 교토와 나라, 시가 지역 16개 대학에 있는 32개 구내식당이 식단에 푸드마일리지 기입하기도 했다. 탄소마일리지를 도입해 개인별 탄소 절감량에 따라 물품을 할인해주고 기념품을 주는 등의 마케팅을 실시한 업소의 매출이 11%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ㆍ유통 과정에서 탄소가 적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코트라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연소득 3만5000달러 이상의 유럽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린 제품'을 정기적으로 구매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7년 32%에서 지난해 34%로 늘었다.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그린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한 사람도 2007년 20%에서 2008년 24%로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리서치업체 콘(Cone)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성인10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경기 침체에도 녹색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소비자 역시 지난해 맥킨지 조사 결과 비싸더라도 친환경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이 2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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