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서스, 금호생명 인수금 납부기한 못지켜

더벨 박준식 기자 | 2009.07.29 08:47

무리한 계획에 투자자 외면...대한화재 실패 재연되나

이 기사는 07월21일(14:3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칸서스자산운용이 금호생명 인수자금 모집에 실패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약속한 인수금 납부기한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칸서스에게 부여된 배타적 협상권(Exclusive right)이 소멸됨에 따라 칸서스의 금호생명 인수는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한층 힘들어 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칸서스 측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당초 지난 10일까지로 약속했던 인수금 납부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부기한을 어길 경우 매매 상방의 계약원칙에 따라 칸서스 측이 가지고 있던 배타적 협상권은 자연 소멸된다. 금호아시아나의 판단에 따라 후보 선정을 위한 재입찰이 언제든지 실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칸서스 측은 그동안 사모펀드(PEF)를 통해 주요 투자자를 모집하고 이 펀드로 금호생명을 인수하는 방안을 고심해 왔다. 칸서스는 경쟁자였던 보고캐피탈 어드바이저에 비해 공격적인 4000억원 대의 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권을 거머쥐었다.

칸서스는 금호아시아나가 금호생명 매각을 통해 되도록 많은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 딜의 최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칸서스는 보고캐피탈에 비해 인수금 총액이 크게 높지 않았지만 구주 매입에 할당된 가격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보고캐피탈이 금호생명의 지급비율을 높이기 위해 신주 발행을 제안한 것과는 상반된 전략이다.


구주 투자금이 많을 수록 금호아시아나가 확보하는 유동성은 늘어나지만 인수금이 금호생명에 남는 여지는 줄게 된다.

일단 펀딩 여부와 관계없이 매각자가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는 데만 집중한 셈이다.

칸서스의 이런 전략은 정작 중요한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은행권은 금호생명의 기업 내용에 비해 칸서스의 인수금이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여타 펀드들 역시 칸서스의 생보사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다.

칸서스가 금융권에 보인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칸서스는 지난 2007년에도 당시 매물로 출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의 우선협상권을 손에 넣었지만 펀딩 실패로 롯데그룹에 매물을 뺏기고 말았다. 올 초에도서울고속도로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기한일에 투자자 모집을 완료하지 못해 신뢰도가 추락했다.

칸서스는 업계에서 '특수 관계'로 알려진 군인공제회에 손을 내밀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연기금 중 가장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한 군인공제회도최근 연기금감사단 등의 감사를 통해 혹독한 제재를 받고 신규 투자업무에 보수적으로 임하고 있어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김영재 칸서스 회장 등 주요 관계자가 자금 동원을 위해 필사적으로 뛰면서 관계기관에 관련 문의를 하고 있지만 리스크가 큰 이 딜을 미더워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며 "금호아시아나가 매물의 유찰을 막기 위해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 뿐 알려진 것처럼 거래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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