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금호 구조조정 지연될까 우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9.07.28 18:50
금융권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오너일가의 퇴진이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대우건설 매각 등 중요 현안을 결정할 때 전문경영인보다 오너체제가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점에서다.

◇채권단, 대우건설 매각 등 차질될까 우려

산업은행 관계자는 28일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면서도 "구조조정 등에서는 아무래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우건설 매각 등 금호아시아나의 현안에 대해서는 상황이 바뀐 만큼, 채권단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정해진 일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도입되면 경영 투명성은 올라가지만, 아무래도 의사결정의 신속성은 오너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다소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금호아시아나 그룹 내 경영권 갈등이 마무리된 것도 아니어서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채권단 내에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잖다"고 전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회장이 이날 "퇴진 후 구조조정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힌 건,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경영권 분쟁이 확산되거나 구조조정 일정이 지연될 경우 채권단의 입장이 강경해질 수 있고, 이는 그룹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금융권, 경영권 분쟁 사전감지

한편 금융권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얼마 전부터 감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대우건설 매각방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설이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이 상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오너일가의 동반퇴임 보다는 박찬구 회장의 퇴진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날 "총수일가의 퇴진이 금호의 내부갈등을 해소, 구조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이 계속되며 대우건설 처리방안이 지연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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