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출혈경쟁 제동 "뱅킹 광고 하지마"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9.07.29 07:08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CMA는 은행의 지급결제 기능을 부여받는 등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는 지적이다.

CMA를 둘러싼 마케팅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앞으로 CMA 광고에 "뱅킹(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문구를 넣지 못하는 등 은행과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MA 출혈경쟁, 도 넘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CMA 마케팅과 관련해 상당한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다음달 초 시작될 CMA 소액지급결제 서비스와 관련, 전방위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TV 광고를 비롯해 각종 고객 이벤트, 고금리 상품출시, 수수료면제 등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대부분은 그러나 출혈을 감내하는 마케팅이다.

CMA의 현재 금리는 평균 연 2.5% 선으로,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보다 높다. 증권사들은 그러나 시장선점 차원에서 연 4% 이상의 금리를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출시한 CMA 서프라이스 가입자에게 300만원 한도로 연 4.1%까지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이투자증권, 대우투자증권 등도 비슷한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CMA의 60%가량은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는 상품이며, 나머지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 RP와 MMF의 연 수익률은 2.5% 전후. 증권사가 운영수익이 아니라 자기 돈을 털어 고객에게 주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이체 수수료 등의 비용부담도 적잖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CMA에 신용카드와 지급결제 기능이 더해지면 중장기적으로 은행권 단기수신 중 20조원 정도가 이동할 것"이라면서도 "증권사들의 단기지출이 많아져 단순 마진에서는 이익 기여도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마케팅, 금융결제원 지급결제시스템 가입 등에 투입되는 비용도 무시하지 못한다. 출혈경쟁을 견디지 못한 증권사들이 CMA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은행예금 대비 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거라는 게 은행들의 시각이다.

◇뱅킹, 뱅커 등 은행비교 광고 금지

"CMA가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교 마케팅에도 제동이 걸린다. 최근 한투증권의 TV 광고처럼 '뱅킹(Banking)'이라는 표현은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해 12월말 국회에 제출한 은행법 일부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을 넣었다.

개정안 제14조에는 "은행이 아닌 자는 은행이라는 업무를 사용하거나, 은행업 또는 은행업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또한 뱅크(Bank) 뱅킹, 뱅커(Banker) 같은 외국어 표기도 규제에 포함됐다.

윤성은 은행연합회 부장은 "광고를 보면 CMA가 은행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고 예금자보호대상에도 포함된다는 혼동을 갖게 한다"며 "감독당국의 입장에 반해 이런 광고가 금융투자협회의 자율광고 심의를 거쳐 나온 건 상당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이 은행과 증권사 상품을 혼동하도록 하는 문제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증권사 CMA광고의 사전심의권을 가진 투자협회의 행태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CMA는 은행예금처럼 5000만원까지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나, 수년 내 이런 혜택도 사라질 전망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종금면허를 가지고 있어 예금자보호법의 지원을 받으나, 면허가 종료되는 2011년 11월부터는 예금보험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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