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사장, '밥퍼목사' 찾는 까닭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09.08.02 10:01
경찰청장 출신의 허준영 코레일 사장과 '밥퍼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 교집합이 없을 것만 같은 두 사람이 이달 초 만남을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왼쪽)과 최일도 목사

2일 코레일에 따르면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코레일의 오랜 '난제'인 서울역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다. 최 목사는 1989년부터 청량리에서 다일공동체를 운영하며 나눔운동을 펼치는 등 20년이 넘도록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의 벗이 돼왔다.

그는 노숙자와 행려자들에게 무료로 점심 식사를 베푸는 등 몸소 사랑을 실천하며 사회적으로도 반향을 일으켜 '밥퍼 목사'로 세간에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3월19일 취임한 허 사장은 '고객의 소리(VOC)'를 통해 최근까지 30여 건의 노숙자 관련 항의성 민원을 받게 됐고 이를 해결키 위해 고심해 왔다.

현재 서울역 인근에는 300~400명의 노숙자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때때로 열차 이용객들의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게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마침 지난달 말부터 옛 서울역사가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인근의 노숙자들을 쉼터로 안내하는 등의 대책이 검토돼 왔다.


하지만 내부 구조조정과 혁신 등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어온 허 사장에게도 노숙자 문제는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 중 하나였다. 사실 허 사장과 서울역 노숙자들과는 '악연(?)'이 있다. 외환위기 시절인 지난 1998년과 1999년 남대문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며 관할 내 서울역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고건 서울시장 등과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매번 허사로 돌아가곤 했다.

허 사장은 "노숙자들을 쉼터로 안내하는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해 봤지만 해결하기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최 목사와의 만남을 통해 원만하게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을 통해 허 사장이 서울역 노숙자 문제와 관련한 근본적인 묘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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