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 보면서 주식거래도 한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09.07.30 09:43

8월부터 DMB2.0 시범서비스… 퀴즈프로 보다가 정답전송도

#2011년 8월. 동해안에서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던 직장인 A씨는 휴대폰으로 증권경제방송을 시청하다 양방향 데이터서비스를 이용해 갖고 있는 주식을 팔았다. A씨는 휴대폰을 통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로 주식거래를 시작한 다음부터 수익률이 아주 좋아져 흐뭇하기 그지없다. "DMB로 주식방송 보다 주식거래까지 할 수 있으니 너무 좋아요. 예전에는 불편해서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요."

#대학생 B씨는 지하철에서 DMB로 음악방송을 듣다 평소 좋아하던 아이돌스타의 신곡이 나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B씨는 DMB 화면 바로 아래에 있는 버튼을 이용해 이 노래를 휴대폰 벨소리로 정했다. 통화연결음도 이 노래로 바꿨음은 물론이다. 내친 김에 이 아이돌스타의 사진을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다.
 
2년만 지나면 이런 광경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지 않을까. 조만간 DMB는 양방향 데이터서비스로 진화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상파DMB업체들은 빠르면 연말쯤 양방향 데이터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DMB 2.0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KBS, MBC, SBS, U1미디어, 한국DMB, YTNDMB 등 지상파DMB 6개사와 SK텔레콤 컨소시엄, LG텔레콤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지상파DMB 2.0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양방향 개방시스템을 구축해 오는 8월 DMB 2.0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DMB 2.0이 적용된 휴대폰 단말기를 출시하는 등 상용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방송과 연계된 양방향서비스

DMB 2.0은 DMB를 보면서 다양한 양방향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지상파DMB로 TV를 시청하다 즉석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무선인터넷에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방송콘텐츠와 연계된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어 사용자들의 이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퀴즈프로그램을 보면서 퀴즈정답을 전송하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 결말도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면서 보고 싶은 영화가 나오면 바로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연결돼 예매를 할 수도 있다.

또 TV를 보면서 드라마의 촬영지가 궁금하다면 시청자는 데이터메뉴를 클릭해서 촬영지 정보를 비롯한 관련 여행상품 정보를 무선인터넷 연결을 통해 상담 및 여행상품 구매까지 가능하게 된다. 방송소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 구매할 수 있고 경제증권방송을 보면서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다.
 
방송과 연계한 이동통신사 무선인터넷서비스 활용도 가능해진다.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보면서 해당 순위의 벨소리, 통화연결음 등을 내려받는 등 해당 모바일 콘텐츠로 접근성도 높아진다. 방송사 데이터방송 광고를 통한 양방향 광고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속보, 재난·재해, 정보기술(IT) 보안 등의 현상이나 대처방안 정보 및 실시간 뉴스·교통·날씨정보 등을 제공하는 등 공공서비스도 가능하다. 실시간 예약녹화서비스나 다시보기, 프로그램의 상세정보서비스(EPG)를 제공받는 방송가이드 등은 기본이다.
 

DMB업체들은 양방향 데이터서비스 및 기본 EPG서비스를 우선 출시한 후 프리미엄서비스 등을 유료서비스로 확장해 비즈니스모델화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TV와 PC 등 다른 플랫폼과 컨버전스 서비스까지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최초의 모바일 융합서비스 '기대반 우려반'

DMB 2.0 출시는 DMB가 가진 개인성, 이동성에 디지털방송의 양방향성까지 갖추게 된 모바일 컨버전스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2000만대의 단말기가 보급돼 기본 인프라를 갖춘 DMB에 양방향성까지 더하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 관계자는 "DMB 2.0은 세계 최초의 모바일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라며 "사업자로서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되고 시청자들에게는 시청형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SK텔레콤이 DMB서비스 이용자들에 대한 DMB 2.0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대폰 구입비 가격차가 크지 않으면 DMB 2.0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의향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심층면접법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 참가자들은 대부분 앞으로 DMB 2.0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참가자들은 DMB 2.0 서비스가 출시되면 DMB 이용량도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프로그램 편성정보서비스나 예약녹화서비스, 음악파일서비스와 벨소리, 영화서비스 등의 이용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양방향서비스 메뉴 등이 생기면서 화면 크기가 작아진다는 불편이나 무선인터넷 이용요금 등에 대한 부담감은 부정적 요인으로 평가됐다.
 
아직 DMB사업 자체가 본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상파 3사를 제외하고 개별 DMB사업자는 출시 이후 계속된 누적적자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양방향서비스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와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대로 서비스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전히 서울 외 지역에서는 수신상태가 불안정하고 제한적인 채널수, 차별화되지 않은 콘텐츠 등은 DMB가 넘어야할 벽으로 지적된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협조 여부도 미지수다. 특히 이동통신사의 경우 자사 무선인터넷서비스의 수익구조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지상파DMB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이통사와 공동 비즈니스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파이를 키워 윈윈하자는 것이다.
 
지상파DMB업계 관계자는 "이통사와 지상파DMB 방송사간 협력으로 다양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는 전체 DMB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에서 서비스 성공을 이끌어낸 뒤 경쟁력 있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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