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뛰드하우스의 특이한 셈법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09.07.28 07:35
"경기침체와 불황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명동 상권에서 상반기에 매출 1위를 했다."

27일 브랜드샵 화장품 에뛰드하우스(이하 에뛰드)가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중 일부입니다.

'상반기 매출 1위'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려면 응당 매출이 얼마인지, 어떻게 비교된 것인지 부가 설명이 있어야겠지만 자료 어디에도 관련 내용은 없습니다. 브랜드샵 화장품 매장은 실제 주인이 프랜차이즈에 가맹된 개별 점주이기 때문에, 대개 매출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명동에서) 업계 2위 기업보다 매출이 1.5배에 달한다'는 설명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연매출 775억 원의 에뛰드가 2350억 원의 연매출을 거두는 더페이스샵을 유독 명동에서만 누르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다름 아닌 점포 개수에 있었습니다.

에뛰드의 명동 내 매장은 총 5개. 지난 4월 5호점을 오픈하면서 명동 전체매장의 월매출은 40억 원을 밑돈다는 게 에뛰드 측 설명입니다. 경쟁사인 더페이스샵과 미샤(에이블씨엔씨), 스킨푸드는 각각 3개의 매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매장의 개수에서 에뛰드가 앞서고 있으니 명동에서의 전체매출이 경쟁사보다 큰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만큼 전체 매출에서 명동지역의 매출 비중이 높고 다른 지역의 매출 비중은 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업계 1위인 더페이스샵을 논외로 하면, 에뛰드의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경쟁업체인 스킨푸드나 미샤의 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2007년 150억 원 정도였던 두 회사와의 매출 격차가 지난해에는 배로 늘어 300억 원으로 커졌습니다.

게다가 에뛰드가 홈그라운드로 자칭하는 명동 상권은 업체들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진 반면, 엔고 특수는 점차 가라앉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뛰드가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셈법으로 명동 1위를 자칭한 것은, 명동에서 만큼은 후퇴할 수 없다는 각오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에뛰드를 비롯해 브랜드샵들의 신규 점포 출점이 엔고특수 시기에 몰리면서 명동 상권도 레드오션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브랜드샵 화장품업계 4인방 중 유일하게 '1000억 원 클럽'에서 소외된 에뛰드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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