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실적악화, 선박 인도 연기 탓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9.07.27 16:41

인도 연기→파생상품 손실…2Q 실적 악화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선박 인도 연기로 수금 일정이 늦춰지면서 2분기 실적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 손실까지 겹쳤다.

27일 금융감독원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순이익이 393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4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영업이익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는데 순이익은 대폭 오히려 줄어들었다는데 있다. 영업이익은 130억 원(2.3%)만 줄었지만, 순이익은 2620억 원이 줄어들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 주된 원인을 선주사들의 선박 인도 연기 때문에 발생한 금융비용으로 분석했다. 해운 시황이 악화되면서 최근 선주사들의 선박 인도 연기 요청이 조선사에 쇄도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외환 관련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데 통상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선박을 수주하면 2~3년 후 환율 변동의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헷징을 해 놓는다. 보통 선물환 매도의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선박이 제 일정대로 인도가 되면 그간 환율이 바뀌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


다만 인도 시점이 연기돼 수금 시점이 늦어지면 해당 금액이 위험회피회계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긴다. 헷징이 목적이었던 선물환 매도가 투기 목적으로 성격이 바뀌게 되고, 환율이 오르게 되면 손해를 본다. 2~3년 전 평균 900원 정도 하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1200~1300원 수준을 넘나든 결과,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에만 1704억원의 외환 손실을 입었다.

문제는 외환손실의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인도 연기 요청이 올해보다는 2010년 하반기와 2011년에 집중됐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회사 측이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올해 인도 예정인 47척 가운데 2~3척 가량만 인도가 연기됐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재 연기 여부를 놓고 협상이 진행 중인 건은 더 많다.

그러나 환율이 현재 수준보다 더욱 내려갈 경우 파생상품 관련 손실액이 줄어들 수도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이 1100원 수준으로 내려간다면 파생상품 손실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며 "관련 손실 규모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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