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E사 뿐만이 아니다. 상반기 코스닥시장에서 적극 매수에 나서 중소형주 랠리를 이끌었던 운용사들이 최근 매도로 돌아서면서 중소형주들이 주가 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27일 국내증시 투자자별 동향에 따르면 투신은 지난달부터 이달 24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4100억원을 순매도했다. 두 달 가까운 기간 동안 4~5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팔자'를 지속했다. 1월~5월 6500억원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이 기간 샀던 코스닥주의 4분의 3을 되판 것이다.
코스닥 기업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5만원을 넘었던 현진소재는 반토막 가까이 하락해 3만원을 하회하고 있고, 조이맥스는 지난달 초 상장 직후 12만60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6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투신 순매도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은 주가가 20~30% 이상 빠졌다.
한 코스닥업체 관계자는 "코스닥 업체 입장에서는 기관 매도에 따라 하루하루 주가가 빠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속이 쓰리다"며 "자산운용사에서도 나름대로 원칙에 따라 자산을 운용하겠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내용과 무관하게 너무 과도하게 파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대표 기업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하자 실적이 받쳐주는 업종 대표주 위주로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운용사들도 중소형주를 줄이고 대형주를 늘리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하반기 들어서 실적을 중심으로 종목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때로 판단하고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테마주 가운데 주가 거품이 심한 것으로 판단되는 중소형주들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에서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면서 중소형주를 팔고 있고 코스닥주가 특히 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실적 장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른바 투신들의 중소형주 회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