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노조, 도장공장에서 뭘로 버티나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09.07.27 15:32

경찰·사측 "음식 등 비축량 상당"-노조 " 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

경찰이 쌍용차 평택공장 안으로 진입해 8일 째 노조가 점거중인 시설물을 포위하고 물과 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있지만 노조는 67일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과 사측은 이와 관련 노조 측이 이미 도장공장 내부에 상당량의 식수와 쌀 등을 확보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7일 경찰과 쌍용차 등에 따르면 노조 측은 파업초기부터 점거파업에 대비해 생필품을 준비해왔으며 평택공장 본관 등에서 상당수의 냉장고와 선풍기 등 주요 전자제품을 도장 공장으로 옮겨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공장 본관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난달 26일 정상출근을 시도해 본관에 들어왔을 때는 있었던 사무실 안에 냉장고가 지난주 출근해보니 모두 사라졌다"면서 "노조가 그 사이에 사무실에 들어와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엔 물이 부족해지자 도장 공장 내부의 에어컨을 가동시켜 냉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을 양동이로 받아 세수를 하는 등 생활용수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정보에 따르면 최소 한 달 이상의 쌀과 식수를 이미 비축해 놨으며 현재도 야간에 일부 부식 등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류재완 쌍용차 인사노무담당 상무도 "만약 노조원들이 굶고 있다면 사측도 생필품 진입을 허용했을 것"이라면서 "의약품 등은 부족하겠지만 아직까지 도장 공장 내부에 식수나 비상식량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야간 순찰을 돌고 주요 거점에서는 경계 근무도 서고 있지만 평택공장이 100만 제곱미터가 넘는 대지에 공장 외곽 펜스만 4Km가 넘기 때문에 경찰 병력이 공장 전 지역을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콘크리트 벽이 아니라 철조망으로 외벽이 설치돼 있어 간단한 절단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특히 노조 이탈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평택공장 서쪽의 영신마을 인근 지역은 주요 보급품의 이동 루트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지난주 일부 언론 매체는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도장공장 내부로 진입해 한상균 쌍용차 노조 지부장 등을 인터뷰하기도 했으며 이들은 공장을 빠져나온 후 경찰로부터 간단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포위망으로는 노조가 도장 공장 점거를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 상태에서는 양측의 대치시간만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조 측은 노조원들이 주먹밥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거의 떨어지면서 큰 고충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등은 27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농성중인 노동자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국가 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조치'를 신청했다.

금속노조 등은 조합원들이 경찰의 식량, 식수, 단수, 가스공급, 의약품 등 중단과 의료진 차단으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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