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인수전, 다크호스 SK 출현

더벨 박준식 기자 | 2009.07.27 10:06

SKT 메가박스 광고비만 연간 150억..잠재고객 2000만

이 기사는 07월24일(16: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메가박스 인수전에 SK그룹이 다크호스로 등장하면서 기존 시장 사업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기존 멀티플렉스 시장의 구도는 1998년 CJ그룹 계열인 CGV가 최초로 영업을 개시한 이후 2000년 메가박스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2강 체제를 유지해 왔다.

롯데그룹은 1999년 9월 백화점 집객력을 높이기 위한 부차적인 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지만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 2위권으로 발돋움했다. 맥쿼리펀드가 오리온계열의 미디어플렉스로부터 메가박스를 사들여 신규 투자에 주춤한 사이 롯데시네마가 전세를 뒤집은 형국이다.

시장 점유율은 2분기 현재 CGV가 37.6%(프리머스 및 위탁 포함), 롯데시네마가 20.7%, 메가박스가 10%로 과점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높은 신규 직영점 오픈 계획은 올해 CGV가 6개, 롯데시네마가 3개인데 비해 메가박스는 아예 세우지 못하고 있어 2~3위권의 격차는 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 동원 능력이 있는 SK그룹의 등장은 기존 사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파괴력을 가진다. SK가 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우선 한풀 꺾였던 마케팅 전쟁이 다시한번 가열될 수 있다.



SK는 SK에너지와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가 OK캐쉬백이라는 마일리지 서비스를 공유해 카드와 주유, 통신을 묶은 2000만명 이상의 결합서비스 잠재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SK는 SK네트웍스를 메가박스 인수 주체로 내세우고 SK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딜에 뛰어들었다.


SK그룹에서는 이미 메가박스 인수를 통한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SK텔레콤이 메가박스에 지급하는 연간 광고료(기타 매장 임대료 등 포함)만 150억원에 달한다. 멀티 플랙스 사업 진출을 통해 각 계열사가 얻을 수 있는 홍보 수익도 클 것이란 예상이다.

매각자인 맥쿼리 입장에서는 SK의 등장이 호재이지만 기존 시장 지배자들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반가울 리 없다. CGV의 경우 공정거래법 이슈 때문에 메가박스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보수적인 롯데는 맥쿼리가 원하는 3000억원 대 가격에는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업계에서는 맥쿼리가 메가박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삼성동 코엑스 지점을 기존 경쟁자인 CGV와 롯데에 매각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맥쿼리가 미디어플랙스로부터 메가박스를 사들일 당시 이면계약을 통해 재매각 과정에서 이 내용을 계약에 삽입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SK그룹 이 외에 메가박스 인수전에는 중앙일보그룹 계열의 IS플러스도 다크호스로 꼽히지만 2000억원 이상의 자금동원 능력이 있을 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멀티플렉스인 씨너스센트럴을 인수한 전력이 있지만 당시 딜 규모는 115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각 측이 법적 구속력 없는 인수의향서(LOI) 수준의 입찰을 진행한 것이라 다양한 후보들이 관심을 나타냈다"며 "숏 리스트에 SK가 남고 인수에 대한 진지성 여부에 롯데그룹 등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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