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26일 '유전개발투자 위축, 석유 공급불안 초래하나'라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유전개발 투자부진은 중장기적으로 석유공급의 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2012년쯤부터 유전 개발투자 감소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세계 원유공급 능력이 위축될 위험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비OPEC의 생산위축이 가시화될 경우 카르텔을 통해 원유 생산량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OPEC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2012~2013년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유전 개발투자 규모는 세게 석유수요 증가에 따라 연평균 21%씩 증가해 왔지만,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10년 만에 위축세로 돌아섰다. 주요 에너지 연구기관과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유전의 탐사ㆍ개발 등 상류부문에 대한 투자가 2008년 대비 10~2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비OPEC지역, 중소형 기업의 투자위축이 가장 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WTI유가수준(51달러)을 감안할 때 비OPEC지역의 심해유전이나 오일샌드 개발사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을 것"이라며 "외부로부터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중소 규모의 석유 기업들도 자금조달 능력저하로 사업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소(CERA) 조사에 따르면 중동지역의 한계유가(유전개발의 경제성을 보장하는 최소 유가)는 20~50달러인 반면, 브라질 등의 신규 심해유전 사업은 60달러 이상, 캐나다의 오일샌드 개발사업은 90달러 내외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유전개발 투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인 대형 유전들의 생산 개시 등을 고려할 때 석유 공급위기의 발생 가능성은 당분간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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