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이백순 행장의 진짜 고민은?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9.07.27 07:29

영업력 확대보다 리스크관리 통한 '내실경영'

신한은행 이백순 행장은 아침마다 영업점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일주일에 2∼3차례 갖는 각 지역별 영업점 직원과의 조찬 간담회에서다.

취임 직후부터 소매금융을 강조한 이 행장은 이처럼 영업 현장을 직접 챙기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강점인 영업력을 바탕으로 개인고객 부문 등 은행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를 탄탄히 한다는 의미다.


◇조용한 리더십, 2분기 영업은 잘했는데...= 이 행장은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취임했다. 조용한 리더십으로 1만3000명이 넘는 거대 조직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이 행장 취임 후 신한은행의 실적만 놓고 보면 그렇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2분기 실적은 1분기(737억원)의 2배 수준으로 예상된다. 계절적인 판관비가 감소하고 현대건설 지분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이 증가한데다 일반 영업도 잘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행장은 그동안 임직원들에게 누구와 맞붙어도 이길 수 있는 '신한정신'을 주문했다.

이달 초 월례조례에서 이 행장은 "한 설문조사에서 신한은행을 거래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며 "현재 우리가 처한 입지를 잘 인식하고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 결제계좌유치와 주택청약저축 신규유치 등을 통해 새롭게 확보한 고객기반을 주거래 고객으로 바꿔나가는 노력과 함께 신규고객 유치에도 힘을 쏟아야한다"고 덧붙였다.

직원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도 그는 일선 영업 창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짜 고민은 '리스크 관리'= 이처럼 이 행장은 영업력 확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 같지만, 고민은 따로 있다. 바로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경영이다.

이 행장의 고민은 지난 24일에 보다 구체화됐다. 신한은행 기흥연수원에서 열린 '2009년 상반기 업적평가대회(업평) 및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다.

이 행장은 전국 900여개 영업점 지점장과 주요 임원 등 1100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내실경영'을 주창했다. 그는 △고객창출 기반 강화 △수익구조 개선 △건전성 관리 강화 △턴어라운드 대비 장기 성장기반 구축 등 4가지를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Strong & Healthy Bank'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사업의 원칙과 기준을 새롭게 설정,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체질을 만든다는 의미에서다. 여기엔 이 행장의 진지한 고민이 담겼다.

이백순 행장은 이날 "경기침체의 저점을 통과했다는 공통된 의견이 모아지고 있지만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전략적인 리스크 관리와 연체 감축, 유동성 확보, 예대율에 대한 철저한 관리 등 보수적인 관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외형을 확대하기 위해 서로 경쟁을 펼친 시중은행들이 하반기에는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며 "취임 후 비교적 조용하게 조직을 이끌어온 이백순 행장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조직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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