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채권은 아예 담지 않아요"

더벨 한희연 기자 | 2009.07.27 10:01

[채권운용전략:증권사편]③황보영옥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담당 상무

편집자주 |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7월17일(10:1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운용전략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주 보수적으로 6개월 이하나 1년 이하 채권에만 투자하죠. 듀레이션을 아주 줄이고 이득을 얻지도 잃지도 않겠다는 부류입니다. 두 번째는 아주 공격적인 쪽으로 6개월에서부터 1년, 2년 심지어는 3년까지 긴 구간을 운용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후자의 중간 정도에 속한다고 봅니다. 극단적이지 않지만 적절하게 공격적인 운용을 하고자 하고 있죠."

'준공격적 운용'은 황보영옥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담당 상무의 방침이다. 이런 방침은 그가 운용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북(Book)이 비교적 큰 데 기인한다.

한국투자증권의 RP 북은 현재 4조원을 조금 넘는다. 규모로 증권사 중 4위 정도를 차지한다. 포트폴리오를 단기간에 확 바꾸기 어렵다. 때문에 단기도 장기도 아닌 중기 정도로 듀레이션을 조정한다는 얘기다.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채권 규모가 커지면서 채권의 손익변동은 회사의 손익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채권운용부서에서는 더욱 더 손익 관리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그는 하반기에 1년과 2년 구간 채권의 변동 폭이 아주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하반기 증권사들 수익의 원천은 이 구간에서 얻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하반기에 1~2년, 6개월~1년 구간의 채권을 특히 유심히 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포트폴리오에 시중은행 채권을 아예 담지 않는다. 신용채권을 하려면 아예 회사채를 담든지, 아니면 국책은행 채권만 담고 있다. 실제로 최근엔 국책은행 채권과 시중은행 채권 금리가 몇 %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 상황이다.

그는 "만약 지난해 하반기 같은 신용이슈가 또다시 터질 경우 시중은행 채권을 내놔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국책은행 채권은 통안채보다 캐리 수익률이 높으면서 신용경색시 유동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회사채의 경우 금융위기 후 회사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현재는 그 비중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채 투자 비중이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며 "그만큼 돈이 된다 생각하면 과감히 투자한다는 얘기"라고 말한다.

경기 예측에 있어서 그는 장기적인 전망을 자제하는 편이다. 최근 들어 일부 전문가들이 경기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에 대해 그는 딱히 부정은 하지 않지만 조심스런 입장이다.

황보 상무는 "매년 겪는 일이지만 연초 전망대로 시장이 가는 적은 없었다"며 "장기적인 전망(view)은 어느 정도 고려만 할 뿐 단기 운용에 바로 적용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달이나 세달 정도의 중기적인 추세에 역행하지 않는 것을 포인트로 삼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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