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구조 위협하는 해외법인 손실

더벨 김동희 기자 | 2009.07.27 07:00

[해운사리포트:SK상선편]①공급초과인 벌크선중심 사업확장..실적 불투명

이 기사는 07월21일(11:2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은 올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일부 해운사들의 매출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 부진에 빠진 것과 달리 SK에너지·SK가스 등 계열사의 원유수송을 책임진 덕에 탱커선 운송수익이 안정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다른 해운사와 달리 매출원가가 줄어든 영향도 컸다.

그러나 SK해운에게도 고민이 있다. 호황기 끝물에 벌크선 투자를 늘리면서 사업 위험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그 동안 지속적으로 투자한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지원 부담도 늘었다.

유조선 LNG선 등 안정적 수익 창출···가스선 매출도 'Up'

SK해운은 지난해 영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총 13척, 14억5400만달러의 선박을 발주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부상 선박가액(2조471억원)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운임지수가 급격히 하락하는 등 해운업황이 나빠지는 시기에 선박투자를 늘린 것이다. 그러나 SK해운은 다른 해운사에 비해 투자 부담은 덜한 편이다.



주로 원유와 석유, LNG, LPG 등을 나르는 탱커선을 발주한데다 SK에너지 등 계열사와 이미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SK해운은 10척의 대형 유조선과 2척의 벌크선, 1척의 가스선을 주문했으며 유조선 가운데 5척은 원가보상방식의 장기운송계약(COA)를 체결했다. 선박 가동률도 변함없이 100%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특수선을 이용한 안정적인 사업은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업황이 악화됐지만 영업은 오히려 흑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억원 가량이 증가한 488억원을, 당기순이익은 680억원 적자에서 388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분기 5.6%에서 올 1분기 8.5%로 상승했다.

세계 경기침체 영향으로 해운 운임단가가 급락하면서 총매출이 11% 감소했지만 원유가 하락으로 매출원가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가스선 사업의 이익이 급증한 것도 영업익 확대에 기여했다. 올 1분기 가스선 부문의 매출총이익은 475억원을, 매출총이익률은 40.6%를 나타냈다. 다만, 이는 연료비 증가의 정산 시점이 올 1분기에 집중된 일시적인 요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 등 해외 사업 지원 부담 '급증'

그러나 올 1분기 흑자를 달성한 SK해운도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SK해운은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지원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유럽 현지법인의 지분법손실은 1575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이미 8000만 달러의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올 1분기에는 5100만 달러의 자금을 장기 대여했다.

SK해운은 소형 벌크선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싱가포르 현지법인에도 7542만 달러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벌크선 부문의 시황개선이 늦어질 경우, 해외법인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이 발생할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이다.

벌크선 중심으로 이루어진 확장은 불황기 수익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많은 해운사들이 벌크선을 대규모로 발주해 초과 공급상태인데 일거리는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SK해운에서 벌크선의 매출비중(20%)은 작지만 영업이익에서 차자하는 비중이 35%에 달해 실적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올 1분기 벌크선 사업에서 124억원의 매출총손실이 발생했으며 매출총영업이익률은 -19.5%를 나타냈다. 가스선 부문의 일시적인 영업이익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흑자를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인 것이다.

지난 3월 이후 BDI운임지수가 반등하면서 실적증가의 기대를 낳고 있지만 아직 가격 회복 속도가 느려 부담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호황기에 발주한 대규모 벌크선으로 해운시장은 이미 초과 공급상태"라며 "SK해운은 벌크선 부분의 부정기 운송비중이 높아 중단기적으로 이 부분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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