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펀드가 정답이다

김중근 마크로 헤지 코리아 대표 | 2009.07.31 12:55

[머니위크]김중근의 실전주식 A to Z

옛날 어느 마을에 혀가 짧아서 발음이 나쁜 훈장 선생님이 계셨다. 그는 바람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항상 ‘바담’이라고 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천자문을 읽으면서 스승의 나쁜 발음을 흉내 내는 것을 듣고, 그가 점잖게 타일렀다.

“얘들아, 비록 나는 ‘바담 풍(風)’이라고 하지만 너희들은 ‘바담 풍’이라고 똑바로 읽어야지!”

워런 버핏은 투자의 고수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우량한 소수의 종목을 골라 투자해 높은 수익을 얻었다. 그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수많은 기업 중에서 가격이 싸고 우량한 종목을 귀신같이 선별해내는 혜안이 있다. 하지만 그는 정작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자신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버핏은 "프로 투자자이거나 아마추어 투자자를 막론하고, 혹은 개인 투자자건 기관 투자자건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가장 좋은 방식은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야말로 자신은 '바담 풍’이라고 하지만 다른 이들은 ‘바람 풍’으로 발음하라고 가르치는 격이다.

버핏이야 우량한 종목을 골라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반투자자들이 그의 방식을 제대로 따라 하기가 어렵다. 결국 엉뚱한 종목을 고르는 잘못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차라리 시장 전체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생각은 다른 여러가지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다.


첫째로 일반투자자는 물론이고 전문적인 투자자로 간주되는 펀드매니저들조차도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는 성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평균적으로 10개 중에서 4개의 펀드가 시장의 평균치보다 낮은 수익률을 얻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째로 개별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때에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능가하기도 어렵다. 한해에는 수익률이 높았다가 그 이듬해에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는 경우도 흔하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기가 힘들다.

인덱스펀드에 투자한다면 시장 수익률과 똑같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안정적이다. 시장 수익률을 능가할 수는 없으나 반면에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거기에다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아울러 인덱스펀드는 일반적인 펀드에 비해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수익률이 좌우되지 않으므로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싸다. 또한 개별 종목에 투자할 경우에는 예기하지 못했던 사고가 난다거나 혹은 부도가 발생한다는 등의 위험도 감수해야 하지만 인덱스펀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워런 버핏처럼 우량한 종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그 종목에 끈질기게 장기 투자할 능력이 있는 투자자라면 당연히 버핏의 투자기법을 따르는 것이 옳다. 하지만 보통의 능력을 가진 대다수 투자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어설프게 버핏의 흉내를 내기보다 차라리 인덱스펀드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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