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매일 '깜짝실적'…경기도 '깜짝회복'?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7.23 07:59

매출 증가 더딘 이익 개선..수요 회복 아닌 마진 개선 탓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매일 서프라이즈 소식이 전해진다.

실제로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22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국내 기업들 중 72%가 서프라이즈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기업 18개사(컨센서스 참여 증권사가 3개 이상인 종목으로 한정) 중 15개사의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이중 컨센서스를 초과한 규모가 10% 이상으로 서프라이즈로 평가할 수 있는 기업은 13개에 달했다. 컨센서스를 하회한 기업은 포스코, 삼성물산, 신원 등 3개사에 불과했다.

3분기 전망도 좋다. 예상을 하회한 실적을 내놓은 포스코조차 하반기에는 판매량과 가동률이 모두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 영업이익이 상반기의 3배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할 수 없어 공장 증설에 나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3분기 기업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말 14조8625억원에서 최근에는 16조449억원으로 약 8% 증가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 이 수치는 더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기업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와 전망치는 경기 또한 예상보다 빠르게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특히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하반기 소비가 회복될 신호로 읽어도 될까.

하지만 기업들이 내놓는 수치는 이를 증명해 주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 증가에 비해 매출액 증가가 더디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의 전년대비 증가율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4월말 -24.1%에서 최근에는 -16.6%로 급격히 개선됐다. 반면 매출액 증가율은 14.3%에서 변화가 없었다.

이는 3분기 실적 추정치도 마찬가지다.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4월말 14.5%에서 23.4%로 8.9%포인트 높아졌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15.9%에서 17.2%로 1.3%포인트 높아진데 그쳤다. 와이즈리포트 조사에서도 이같은 추세는 똑같이 발견된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월말에 비해 8% 증가했지만 매출액 추정치는 0.67% 증가에 불과했다.

이익 개선 폭에 비해 매출액 증가 폭이 더디다는 점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의 근본적인 원인이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오히려 마진 개선이 실적 개선의 주원인인 측면이 강하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기업들마다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고 여기에 금리 하락에 따른 조달 비용의 하락,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부담 감소 등으로 마진이 개선돼 이익이 좋아졌다는 얘기다.


물론 전기전자(IT) 등 일부 업종은 이익 개선과 함께 매출액 개선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업종의 특성에 따른 것이며 전체 산업으로 확대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IT는 자동차나 주택과 달리 구매하는데 신용이 필요하지 않고 중국의 내수부양 특수 등 선진시장 이외의 신규시장 창출이 가능한 특수한 상황이 있지만 다른 산업은 다르기 때문이다.

윤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은 매출과 이익이 가시적으로 개선되고 이지만 철강, 건설, 조선, 기계, 운송 등은 매출과 이익 모두 제한적인 개선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분기 실적 시즌 기간에 나타나고 있는 국내 기업 실적 전망의 큰 특징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꾸준히 개선되는데 반해 매출액 전망은 정체돼 있다는 점"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아직까지는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증시는 나스닥을 제외한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하락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모습이었다. 전날 우리 증시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다.

증시는 '덜 오른 종목 찾기'에 한창이다. IT를 중심으로 한 주도주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 삼성전자 등 IT업종은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과소편입하였던 업종 중 최근 수익률이 저조했던 업종(통신, 화학, 철강), 환율 1250원 이하에서 강했던 업종(은행, 보험, 전기가스), 낙폭과대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각(조선, 건설, 해운, 기계)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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