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DMB를 안보십니까?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09.07.23 12:06

국민 절반이 DMB 시청자… 모바일미디어 주력매체 '급부상'

회사까지 지하철을 타고 40분여를 가야 하는 직장여성 A씨. 그는 출퇴근길이 더이상 지루하지 않다. 출근길에 아침드라마를 보고 퇴근길에 일일드라마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는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버스 안에서 시청했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없었다면 드라마를 보려고 귀가를 엄청 서둘렀겠지?'라고 생각하면 왠지 DMB가 '소중한 서비스'같다.
 
야근이 잦은 B씨. 그는 요즘 야간하는 시간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최근 DMB 기능이 있는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야구마니아인 B씨는 사무실에서 야근하면서 DMB로 프로야구 생중계를 즐겨 시청한다.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하루종일 누적된 피로가 한방에 싹 날아가는 것같다. B씨는 말한다. "저는 DMB가 입 안에 톡쏘는 청량음료같아요. 가끔 DMB로 삶의 여유도 느끼고 즐거움도 얻죠."
 
영업사원 C씨에게도 DMB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다. 잦은 이동으로 운전하는 시간이 많은 C씨는 차량용 DMB로 늘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를 이용한다. DMB에서 제공하는 '티펙'(TPEG)은 매달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하루에 서너 시간 넘게 차에 있어야 하는 C씨에겐 그저 DMB가 고마울 따름이다. 값싼 주유소 정보도 알려주니까 기름값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DMB로 스포츠중계를 보거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로 DMB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했다. 어디 드라마뿐인가! 음악도 감상할 수 있고,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조만간 시청자와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쌍방향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하니 바야흐로 '손 안의 TV' DMB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집 나온 TV "여가를 책임진다"

DMB는 한마디로 집 밖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TV'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위성을 이용해 방송을 수신하는 위성DMB와 전파를 이용해 방송을 수신하는 지상파DMB가 서비스된다. 위성DMB는 유료지만 지상파DMB는 무료다. DMB 화질은 17.78㎝(7인치) 화면크기에 맞춰서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시속 200㎞로 달리는 차에서도 끊김없이 고화질 방송을 볼 수 있다.
 
지상파DMB는 TV채널 8개와 라디오채널 10개가 서비스된다. 데이터채널도 일부 있지만 아직 단말기 문제로 서비스가 안된다. TV채널로는 MBC, KBS1, KBS2, SBS 등 지상파방송 채널과 한국DMB의 USB채널, U1미디어의 u1채널, YTNDMB의 YTN채널, 지역MBC 프로그램을 묶어서 방송하는 MBCNET 등이 있다. 여기에 8월부터 24시간 경제채널인 MTN이 TV채널에 추가된다.
 
수도권에서만 서비스되던 DMB는 지난해부터 지방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지역에선 KBS(전국사업자)와 지역MBC, 지역민방 등 각각 3개 사업자가 6개 TV채널, 2개 라디오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휴대폰, PMP, 내비게이션 등 지상파DMB 수신이 가능한 모든 디바이스에서 이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위성DMB도 전국에 걸쳐 서비스되지만 유료서비스이기 때문에 반드시 위성DMB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DMB서비스를 하는 TU미디어는 지난해부터 TV 9개 채널과 오디오 16개 채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슬림패키지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월 1만1000원이던 'tu베이직' 상품도 SK텔레콤 가입자에 한해 5000원만 받는다.
 
◇3년 만에 시청자 2200만명

2005년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지상파DMB는 지난 5월말 기준으로 단말기 보급대수가 200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2010년 지상파DMB 가입자가 1140만명을 기록할 것이란 정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인 증가세다. 위성DMB 가입자까지 합치면 우리나라 DMB 시청자는 무려 2200만명을 훌쩍 넘어선다.
 
조순용 지상파DMB특별위원장은 "단기간에 지상파DMB 단말기가 2000만대 이상이 보급된 데는 DMB가 시청자에게 유용했기 때문"이라며 "지상파DMB는 이미 국민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매체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동시간대에 방송시청 비중을 나타내는 시청률에서도 지상파DMB는 1%대에 진입했다. 지상파DMB 8개 채널의 시간당 평균시청률은 1.5%다. 웬만한 케이블채널(PP) 수준을 넘는다. 케이블방송에서 대표적 보도채널인 YTN의 경우 평균시청률이 0.7% 수준이다.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경기나 올림픽 같은 시청자 관심이 많은 콘텐츠면 시청률이 10% 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청률 선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DMB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에 비해 광고매출이 뒤따르지 않는 탓이다. 지난해 6개 지상파DMB사업자의 광고매출은 87억원. 사업자당 15억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지상파DMB업체들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지상파DMB업계는 "단말 개통비 1만원씩만 받아도 1개 사업자당 30억∼40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DMB업계 관계자는 "지상파DMB가 케이블방송 채널에 비해 시청률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광고매출은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며 "장기적으로는 단말기 보급대수나 시청률 등이 광고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당장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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