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빠진 '아이폰' 시판될까?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 2009.07.22 07:00

아이폰 시판 추진하는 KT와 SKT 와이파이 놓고 상반된 입장

중국 차이나유니콤이 와이파이(무선랜) 기능을 제외시킨 '아이폰'을 9월부터 중국에 시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서도 와이파이 기능이 빠진 아이폰의 등장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와이파이 기능은 별도의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무선통신기술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의 국내 시판을 위해 애플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이 애플과 협상과정에서 중국의 차이나유니콤처럼 와이파이 기능을 제외한 아이폰의 국내 시판을 논의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KT의 내부정보에 밝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네스팟'이라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는 KT는 아이폰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제외하는 것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와이파이 '핫존'을 구축해놓은 KT 입장에선 아이폰의 와이파이 기능이 오히려 수익을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KT의 한 임원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오더라도 인증하지 않고 와이파이를 사용하게 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또다른 임원도 "아이폰을 팔기는 해야겠지만…"이라고 언급해, 와이파이로 인해 KT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현재 KT는 전국에 걸쳐 1만4000여개의 네스팟 핫존을 갖추고 있다. 만일 KT가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을 시판하게 되면 기존 네스팟 가입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네스팟 가입자들은 매월 꼬박꼬박 사용료를 내고 있는데 아이폰 가입자라고 해서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형평성 논란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네스팟을 전면 무료화하면 '인터넷〓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KT의 주력사업인 초고속인터넷 시장기반마저 통채로 흔들어놓을 수 있다. 더구나 아이폰으로 와이파이를 무인증 상태로 이용할 경우에 SK텔레콤 가입자들이 아이폰으로 KT망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어, KT 입장에선 '아이폰은 좋은데, 와이파이는 껄끄러운' 상황이다.


아이폰의 와이파이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KT와 반대로,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 SK텔레콤의 한 임원은 "와이파이 기능을 제외시킨 아이폰을 판매할 이유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선 중국에선 와이파이 기능이 빠진 아이폰이 전파인증을 받은 반면에 국내에선 와이파이 기능이 포함돼 있는 아이폰 기종이 전파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와이파이 기능이 포함된 아이폰이 시판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게다가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와이파이 기능을 제외한 아이폰 시판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KT가 와이파이 인증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아이폰을 시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기존 정액요금제보다 좀더 저렴한 아이폰 전용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이폰의 국내 시판이 무선랜 공짜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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