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디스 입사해도 2년 인턴, 왜?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09.07.22 11:59
↑ SBS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스튜어디스 복장을 한 출연자들
항공사 신규 승무원은 정규직이 없다. 국내 항공사들이 신규 인원을 인턴 형태로만 채용하는 탓이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승무원을 정규직의 형태로 채용하지 않는다. 인턴사원(계약직)으로 채용해 일정기간이 지난 후 정규사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년, 아시아나항공은 1년의 인턴기간을 두고 있다.

신체검사를 제외하고도 4차의 관문을 통과한, 선망받는 그들이지만 '인턴' 신분을 벗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려한다. 타 기업의 수습기간과 비교 해봐도 길게는 4배가량의 기간을 인턴 신분으로 보낸다. 공개 채용 이후에도 계속 시험을 보는 셈이다.

항공사가 이러한 고육책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초기 이직률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항공사들은 명확한 퇴직자 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수시로 채용되는 신입직 선발 인원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4229명의 객실 승무원을 고용하고 있는데(2009년 1월 기준), 지난해 신규 승무원은 500명 이상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인원의 12%가량을 신규 직원으로 충원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전체인원의 1.5% 정도를 신규 인원으로 채용하는 것에 비하면 꽤 많은 인원을 뽑는 셈이다.

대한항공 국제선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공무원으로 전직한 윤모씨(32ㆍ서울시)는 "입사동기 60명 가운데 10명 정도가 2년 안에 나왔다"며 자신 역시 승무원 생활이 맞지 않아 1년 뒤 그만 뒀다고 말했다.


그만 둔 이유로는 시차적응 문제와 업무스트레스라고 답했다. 그는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서울에 머무는 것을 (회사에서) 보장하지만 해외와 비행기 안에서 장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신적ㆍ체력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승무원 김모씨(28ㆍ인천시)는 "긴 시간 서서 하는 업무와 손님들을 대하는 일이 나와 맞지 않았다"며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직업병으로 전직하는 동료들도 있다"고 했다.

난기류를 만날 시 흔들리는 기체안에서 서있다가 잔부상을 당할 위험도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제공하지만 체중 등을 관리받는 과정도 쉽지 않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자질을 대부분 확인할 수 있지만 체계적인 서비스 교육을 위해 긴 인턴기간을 두는 것"이라 해명했다. 그는 덧붙여 "인턴이라고 해도 사실상 대우는 정규직과 다르지 않다. 대다수의 인턴 승무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강조했다.

박연옥 광주여대 스튜어디스학과 교수는 "승무원 외모만 출중하면 된다는 건 오해"라며 "외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외국어, 기내방송 등 여러 분야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신입 승무원 훈련 과정은 매우 엄격하다. 입사 1년 이내에 나오는 사람들은 이 교육과정을 견디지 못한 것"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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