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수혜주, 병원에도 있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9.07.22 09:35

개원가는 임대료 상승으로 골머리

"고속터미널에서 병원까지 10분이면 옵니다. 김포공항에서는 35분 걸려요. 9호선 개통이 전국구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입니다."

지하철 9호선 흑석(중앙대입구)역에 대한 중앙대병원의 기대는 남다르다. 지금까지는 지하철 7호선 상도역이나 1호선 노량진역, 대방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20분은 와야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교통상황이 열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을버스는 중앙대 학생들과 함께 이용해야해 만원 상태일때가 대부분이었다. 3차병원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70% 이상이 인근 동작구와 관악구 지역 주민일 정도로 먼 지역에서 찾는 환자가 적었던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24일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병원 정문에서 200m 거리(도보 3분)에 '흑석(중앙대입구)'역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여의도를 거쳐 김포공항을 관통하는 9호선을 이용하면 고속터미널에서 중앙대병원이 있는 흑석역까지 8분이면 올 수 있다. 목동에선 17분, 김포공항에선 35분 거리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올해 1월 1일부로 3차병원으로 승격되며 전국단위병원으로 거듭나고자 뛰고 있는 만큼 9호선 개통은 그야말로 호재"라며 "고속터미널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지방환자 유치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병원 선택에 있어 위치나 교통상황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선택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며 "두산그룹의 재단인수로 탄력받고 있는 병원 경영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통인프라가 확보된 만큼 중앙대병원은 환자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갑상선ㆍ유방암, 심장혈관, 뇌신경, 관절, 스포츠의학 등 7개 질환을 특화한 센터를 지정, 집중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센터들을 1~2층에 집중 포진시키기 위해 4월부터 리모델링에 돌입하기도 했다. 특성화센터는 지난해 두산그룹이 중앙대재단을 인수하며 받은 외부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공사가 끝나는 9월이면 모든 센터가 오픈한다.

8월 초에는 현 지상주차장 부지(1만1467.86㎡)에 320개 병상 규모 별관을 신축하는 공사를 시작, 늘어날 환자를 위한 공간확보도 병행한다.


중앙대병원 못지않게 9호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이 이대목동병원이다. '신목동'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은 목동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어 지역주민에겐 좋았지만 그밖의 지역 환자들이 오기는 쉽지 않았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영등포구청역, 5호선 오목교역에서 10~15분 가량 버스를 타고 목동 안으로 들어와야 병원에 닿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방통행으로 도로가 구성돼 있는 목동 특성상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해도 초행길엔 헤매기 일쑤였다.

하지만 신목동역이 개통되면 강남에선 30분, 김포공항 등 강서지역에선 20분 내에 병원까지 도달할 수 있다.

병원 관계자는 "여성암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전국 여성 암환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대중교통 인프라를 해소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9호선 개통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역내 광고 등을 추진해 신목동역 하면 이대목동병원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등 9호선 효과를 최대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9호선 개통이 대학병원 등 대형 종합전문병원에겐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는 기회가 되고 있지만 일부 개원가엔 악재로 작용하고 있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비급여중심 개원가가 밀집해있는 강남역 교보타워 일대에 '신논현'역이 들어서며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솟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역 일대 임대료는 임대료는 실평수 80평의 경우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월 임대료 1600만원 선으로 압구정동 등 인근지역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 지역에서 피부과를 운영하고 있는 모 원장은 "불황으로 환자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호선 개통에 대한 기대심리로 임대료가 낮아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병원들의 경우 적자를 면하기 어려워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면적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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