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국내 철강값 올릴까?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7.20 07:49
- 일부 스테인리스 내수가격 인상
- "수입가격과 괴리 적어 가격인상 쉽지 않을 것"

포스코가 일부 스테인리스 제품의 내수가격을 올리면서 열연코일 등 다른 주요 품목의 내수가격도 인상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포스코가 책정하는 내수가격은 국내 철강업계 전체의 지표 역할을 한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27일 주문분부터 300계열(니켈 포함 제품) 스테인리스 제품의 가격을 톤당 20만원씩 인상키로 했다. 열연 제품은 톤당 28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냉연 제품은 307만원에서 327만원으로 높아진다.

이는 최근 스테인리스 제품에 들어가는 니켈, 크롬 등 원료 가격이 크게 오른데 따른 것이다. 원료값 부담으로 국제 스테인리스 제품의 가격이 상승한 것도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가격 인상에 힘을 실었다. 또 일부 수요업계에 스테인리스 재고가 부족해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판매량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반영됐다.

통상 스테인리스 제품을 주문하고 실제 출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개월. 인상된 가격은 8월말 출하되는 제품부터 적용되는 셈이다. 대개 철강시장은 7∼8월 비수기를 거쳐 9월부터 성수기를 맞는다. 이번 가격 인상의 경우 성수기 직전에 가격을 올림으로써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의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도 지난 13일 앵글과 채널 등 일부 형강 제품에 대해 할인율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내수가격을 인상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요 철강사들이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포스코 등 철강업계가 내수가격 인상에 나설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열연코일에 대해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 미탈이 이달 중 톤당 30유로, 뉴코어가 톤당 30∼40달러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가 단기간내 열연코일 등 주요 철강제품에 대해 내수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입제품과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그 근거다.

김경중 삼성증권 기초산업파트장은 "포스코가 지난 5월 열연코일 가격을 톤당 530달러 수준으로 내렸는데, 이후 수입제품 가격도 이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지금은 포스코가 내수가격을 내려도 될 만큼 수입제품과의 가격 차이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포스코 역시 당장은 주요 제품에 대해 내수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지난 13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업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가격이 마지막(최저점)인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아직까지는 내수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당분간 내수가격은 유지한채 수출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입장에서 불과 2개월 전인 5월에 내수가격을 전격인하했고, 이후 철광석과 연료탄 등 원료 가격까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다시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코의 내수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정부가 이를 어떻게 볼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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