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후DIP? 긴급대출?" CIT구제 막바지 총력전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9.07.18 11:30
파산 위기에 처한 미 중소기업 전문 대출은행 CIT그룹이 기존관리인 유지제도(DIP)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JP모간, 모간스탠리 등 CIT 자문사들이 여타 은행들과 함께 파산보호 신청 이후 DIP 시행을 조건으로 한 긴급 대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DIP는 채권자에 의한 경영 관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채권자가 파산보호 신청 이후에도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이와 별도로 CIT가 모간스탠리, 에버코어파트너스 등 자문사들과 함께 파산 보호를 피하기 위한 긴급 자금 조달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IT는 이와 함께 채권단과 출자전환을 통한 채무조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IT가 채권단과 50억달러 규모의 출자전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상당수 채권단은 출자전환보다는 채권 차환발행 형식을 원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CIT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뉴욕포스트 역시 이날 JP모간이 CIT의 팩토링(매출채권 매매)사업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자산 매각은 파산보호를 신청할 경우, 헐값 논란 등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자산 매각은 CIT나 채권단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101년 전에 설립된 CIT그룹은 던킨, 에디바우어홀딩스 등 100만달러 규모 중소기업 대출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내 최대·최고(最古) 중소기업 전문 은행이다. CIT그룹은 그간 대형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수 없는 중소기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 이에 CIT그룹이 무너질 경우, 760개 제조업체와 30만개의 소매업체가 연쇄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CIT는 현재 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CIT는 지난 8분기 동안 총 3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으로부터 23억3000만달러의 공적 자금을 빌렸지만 유동성 해갈에는 실패했다. 특히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채권 보증 발행 거부가 치명타가 됐다.

크레딧사이트에 따르면 사실상 정부 추자 지원이 좌절된 현재 CIT가 파산 보호를 피하기 위해서는 최대 60억달러의 자금을 긴급 조달해야 한다.

한편 새로운 CIT 해법이 제기됨에 따라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CIT의 11월 만기 회사채 가격은 전일의 달러당 10.5센트에서 67센트로 급등했다. CIT 주가 역시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전일 29센트에서 70센트로 71%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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